단체협약 등에 ‘성과급 산정을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 미납’을 징계사유로 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행한 승무정지 처분은 무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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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73회 작성일 23-03-23본문
【요 지】 운송수입금의 기준액(소위 ‘사납금’) 설정 및 수수를 금지하도록 현행 여객자동차법이 개정된 이후, 택시운전사 노동조합과 택시사업자 사이에 ‘성과급 산정의 기준이 되는 운송수입금 금액을 설정하고, 그 기준금액을 납입하지 못한 택시운전자에 대한 징계처분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그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실제로 택시운전사에게 승무정지 7일 처분을 하였는바,
현행 여객자동차법의 개정 조항은 어떠한 형태로든 운송수입금 하락에 대한 위험을 운수종사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불허하는 강행규정으로서, 종래의 사납금제와 같이 기준액에 미치지 못하는 운송수입금을 납입한 운수종사자에 대하여 그 차액만큼 기본급여를 삭감하는 등 금전적인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물론, 기준액 미납 사실을 이유로 당해 운수종사자를 해고하거나 징계하는 등 신분상의 불이익을 가하는 방법도 금지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위 단체협약은 현행 여객자동차법의 강행규정에 반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고, 이 사건 승무정지 처분도 무효인 단체협약에 근거한 부당징계에 해당한다.
*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 사 건 : 2020구합84648 부당승무정지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 변론종결 : 2021.08.12.
* 판결선고 : 2021.10.14.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10.1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20부해****호 부당승무정지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은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5.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20.1.8. 교섭대표노동조합인 ***노동조합과 사이에 2020년도 임금협정 및 2020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이 사건 임금협정>
제1조(기본방침)
노사는 정부의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도에 순응하여 운수종사자는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입하고, 회사는 운송수입금 전액을 관리하며, 임금은 노사가 협의하여 수납액에 상응한 월급제를 실시하여 성과급 산정을 위해 월 4,706,000원을 기준액으로 정한다.
제4조(근로시간)
2) 근로시간은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의 기본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한다.
3) 소정근로시간은 6시간 40분이지만, 택시미터기에 찍힌 실 영업시간이 4시간 40분이면 6시간 40분으로 인정해 준다.
제5조(타코미터기에 요금이 찍히는 실 영업시간과 근로일수)
1) 운수종사자의 월간 만근 근로일수는 26일 만근으로 한다(1일 2교대의 경우).
제14조(성과급)
성과급은 승객의 안전한 수송과 서비스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키고 성실근로를 장려하기 위하여 월 기준 운송수입금을 초과한 운송수입금에 대하여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1) 운행 후 타코미터기에 찍힌 모든 금액(전액)을 회사에 입금하여야 하고, 운송수입금 중 성과급을 산정하기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액 외 입금한 전액은 전액관리제에 의한 성과급제로 부가세를 빼고 손익분기점 이후 노사 배분하기로 하며, 전체 수입금에서 4,707,000 ~ 5,406,000원은 근로자 60% : 회사 40%로 배분하고, 5,407,000원 이상은 근로자 65% : 회사 35%로 배분한다. 익월 15일에 지급해 주기로 한다(15일이 휴일인 경우 다음 평일에 지급한다).
3) 저성과자, 만근일수 미달자, 실 영업시간 4시간 40분 미달자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4) 저성과자란?
① 전액관리제 시행 전 6개월간의 월 본인의 평균과 회사 전체의 평균 운송수입금액보다 적은 자
② 현재 매월 회사 전체 운수종사자 운송수입금 평균액보다 적은 자
③ 타코미터기에 찍힌 실 영업 근로시간 4시간 40분 미달자
④ 월 기준 운송수입금 미달자
제26조(불성실의 기준)
1) 운수종사자가 다음에 해당한 때에는 불성실한 근로자로 감급의 대상이 된다.
① 월 만근일 미달자
⑤ 성과급을 산정하기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을 납입하지 못한 자
⑥ 1일 타코미터기에 요금이 찍히는 실 영업 근로시간이 4시간 40분 미달자
제27조(성실의무 미이행 제재)
위 제14조, 제24조, 제25조, 제26조를 위반한 운수종사자는 단체협약서 제49~57조의 징계규정에 따라 징계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55조(징계사유)
회사는 운수종사자가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그 운수종사자를 징계(해고 포함)할 수 있다.
11) 정당한 사유 없이 성과급을 산정하기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을 납입하지 않은 자
35) 성과급 산정을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을 미납하였을 시
제56조(해고사유)
2) 회사의 재산을 횡령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성과급을 산정하기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을 월 1회 이상 납입하지 않은 자
26) 월 타코미터기에 찍히는 월 기준 운송수입금 납입액이 전체 근로자의 평균 이하인 자
*****
다. 참가인 회사는 2020.3.19. 원고에게 상벌위원회 회부 통보를 하였다. 위 통보에서 밝힌 회부 사유는 아래와 같다.
*****
□ 징계사유: 이 사건 단체협약 제55조제35항, 제56조제2항, 제26항
① 제55조제35항
성과급 산정을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을 미납하였을 시(월 기준 운송수입금 26일 기준 4,706,000원)
② 제56조제2항
회사의 재산을 횡령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성과급을 산정하기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을 월 1회 이상 납입하지 않은 자(매월 납입하지 않음)
③ 제56조제26항
월 타코미터기에 찍히는 월 기준 운송수입금 납입액이 전체 근로자의 평균 이하인 자(전체 근로자 2월 평균 임금액이 회부대상자 포함 1일 190,750원이고 회부대상자 제외하면 1일 202,184원으로 월 기준 운송수입금으로 환산했을 경우 5,256,784원임)
*****
라. 원고는 2020.3.23. 개최된 상벌위원회에 불참하였고, 위 상벌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하여 승무정지 7일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으며, 참가인 회사는 같은 날 원고에게 위 의결 결과를 통보(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부당한 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5.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경기2020부해****호), 이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7.3. “노사의 협의로 체결된 이 사건 단체협약 등에서 ‘성과급 산정을 위한 월 기준 운송수입금 미납’을 징계사유로 정하였고, 그 기준금액인 월 4,706,000원도 과도하게 설정된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 위 징계사유를 적용하는 것은 정당하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의 징계양정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바.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7.2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중앙2020부해****호),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10.13.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를 규정한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의 조항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고 한다) 제21조제1항, 제26조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 결국 이 사건 처분은 부당한 징계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 단
1) 관계 법령의 해석
가) 구 여객자동차법(2019.8.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제1항 및 제26조제1항은 단순히 ‘운송사업자는 운송수입금을 전액 수납하고, 운수종사자는 위 전액을 납부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만 정하고 있었는데, 그러자 운송사업자가 운수종사자로 하여금 실제 취득한 운송수입금의 액수가 얼마인지 묻지 않고 매달 일정 기준의 금액을 운송사업자에게 반드시 납부하도록 정하는 관행이 형성되었다(소위 ‘사납금제’).
이러한 사납금제 아래에서 운수종사자가 취득한 운송수입금이 운송사업자가 설정한 기준금액을 하회하는 경우, 그 불이익은 운수종사자가 고스란히 부담하여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운수종사자의 소득 불안정, 근로시간 증대 등의 문제가 잇따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2020.1.1.부터 시행된 현행 여객자동차법 제21조제1항 및 제26조제1항(이하 ‘현행법’이라고 한다)에서는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 사이에 서로 운송수입금의 기준액(이하 ‘기준액’이라고 한다)을 설정하여 수수하는 행위를 불허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는바, 이는 단순히 사납금제 자체만을 폐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운수종사자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킨 근본 원인인 ‘운송수입금 하락에 따른 위험의 전가’를 원천적으로 해소하려는 목적의 법률 개정으로 풀이된다.
나) 위와 같은 현행법의 연혁에 더하여, 현행법이 ①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의무를 부과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② 운송사업자에게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않도록 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운수종사자가 자발적으로 기준액을 정하여 납부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 점, ③ 달리 예외사유를 정하고 있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현행법은 근로관계의 당사자인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로 그 적용을 회피할 수 없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해석된다.
다) 운송사업자가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들어 운수종사자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그 자체가 현행법이 방지하고자 한 ‘운송수입금 하락에 따른 위험의 전가’에 해당하고, 한편으로 현행법에서 불허하는 기준액 납입을 강제함으로써 불법을 종용하는 행위에도 해당하므로, 그 불이익의 종류를 불문하고 엄격히 금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종래의 사납금제와 같이 기준액에 미치지 못하는 운송수입금을 납입한 운수종사자에 대하여 그 차액만큼 기본급여를 삭감하는 등 금전적인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하나, 당해 운수종사자를 해고하거나 징계하는 등 신분상의 불이익을 가하는 방법도 운수종사자에게 운송수입금 하락의 책임을 전가함과 동시에 향후 기준액 납입을 강제하는 것이므로 역시 금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현행법은 액수의 다소를 가리지 않고 기준액의 설정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운송사업자가 나름대로 최소 운영비를 감안하여 기준액을 가능한 최저 수준으로 설정하였고, 그 기준액마저 납입되지 않는다면 운영 적자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운수종사자에게 기준액 미납에 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방법만큼은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마) 다만 기준액 이상을 납입한 운수종사자에게 소정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정하는 것은 기본급여에 더하여 추가 수입을 획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반대로 기준액을 미납한 운수종사자에게는 그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이는 운수종사자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거나 기준액 납입을 강제하는 제재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운수종사자가 기본급여 외에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받지 못한다고 하여 운송수입금 하락의 위험이나 책임을 떠안는 것이라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운수종사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현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바) 또한 현행법에 의하더라도 운수종사자에게 기준액의 미납 사실 자체를 문제 삼아 제재를 가하는 것이 금지될 뿐이고, 그 외에 기준액 미납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는 비위 행위들에 대하여는 여전히 제재가 가능하다고 해석된다.
2)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의 효력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이 노사 간에 절차상 하자 없이 체결된 단체협약이라고 하더라도 강행법규인 현행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는 그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7.7.25. 선고 96다22174 판결, 2007.7.26. 선고 2005다25137 판결, 2014.3.27. 선고 2011두2040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현행법의 취지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임금협정 제14조제3항 및 제26조제1항제1호, 제6호는 성과급 지급에 관한 규정이거나 기준액 미납이 아닌 근로일수·근로시간의 미준수에 관한 제재규정이므로 현행법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협정 제26조제1항제5호 및 제27조, 이 사건 단체협약 제55조제11항 및 제35항, 제56조제2항 및 제26항은 다름 아닌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운수종사자를 해고 또는 징계하는 규정들로서 현행법에 위배되므로 모두 무효이다.
3) 이 사건 처분에서 제시하는 징계사유의 성부
가)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가 기재된 2020.3.19.자 상벌위원회 회부 통보 공문(갑 제6호증의 2)에는 앞에서 무효로 판단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55조제35항, 제56조제2항 및 제26항이 적시되어 있고, 위 각 조항의 내용에 맞추어 3가지의 징계사유를 분설하고 있으나, 결국 위 각 징계사유의 공통된 취지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 기준액을 미납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각 징계사유는 현행법에 반하여 무효인 단체협약에 근거를 둔 것이므로 모두 성립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나) 한편 원고에 대한 상벌위원회가 개최된 당일인 2020.3.23. 작성된 회부사유서(갑 제6호증의 3)에는 ‘원고가 1일 영업시간인 4시간 40분을 지키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에 근로시간 미준수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그러나 ① 앞서 본 상벌위원회 회부 통보 공문(갑 제6호증의 2)에 따르면, 원고에 대한 상벌위원회는 ‘원고의 기준액 미납 사실’만을 대상으로 삼아 개최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② 반면 위 회부사유서는 상벌위원회 전이나 도중에 원고에게 제시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달리 원고가 위 회부사유서의 기재에 관하여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③ 위 회부사유서에는 원고가 납입한 운송수입금 액수와 기준액 사이의 차액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반면, 원고의 실제 1일 영업시간이 얼마인지 또는 원고가 영업시간을 준수하지 못한 날짜가 언제인지는 전혀 특정하고 있지 않은 점, ④ 위 회부사유서에는 근로시간 미준수에 관한 제재규정인 이 사건 임금협정 제26조제1힝제6호 및 제27조는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위 회부사유서에 원고의 근로시간 미준수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이는 원고가 기준액을 미납하게 된 경위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나아가 별개의 징계사유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징계양정을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부당한 징계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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