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에 가담하여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징계사유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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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647회 작성일 22-06-22본문
【요 지】 1. 부정 채용 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한편 민사소송의 수소법원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민사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소송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L의 채용과 관련하여 피고의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징계사유 제2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는 L에 대한 부정채용의 점에 관하여는 업무방해죄로 기소되지 않았다.
② 원고가 L 채용과 관련하여 피고의 채용 업무를 어떻게 방해하였다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③ 피고는 특히 L의 면접점수가 79점에서 81점으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서명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합격자에 대하여 면접점수를 80점 이상으로 부여하는 피고의 내부 관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면접점수 변경에 원고가 개입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원고의 지위에서 면접점수 변경에 따른 L의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④ L에 대한 부정채용의 점과 관련하여 영업본부장 G, 인사노무처장 H가 영업방해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G은 L 관련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쌍방의 상고가 기각되어 위 항소심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한편 H도 L 관련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검사가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아 위 무죄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달리 위 확정판결들의 사실 판단을 번복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
2.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징계사유 제1점만으로는 원고에게 피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재량을 일탈·남용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무효이다.
① 원고가 면접전형에 응하지 않은 I에 대해 면접점수를 부여함으로써 피고의 채용업무를 방해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I를 채용한 것은 결국 O 개통을 앞두고 경험·역량이 검증된 경력직 기장매니저를 채용하여야 할 피고 스스로의 긴급한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원고가 I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② I는 피고가 공고한 경력직 기장매니저 분야 지원자격을 갖춘 유일한 서류전형 합격자였고, 이미 ‘개통준비 8단계 공개채용’ 절차에서도 면접절차를 거쳐 최종 합격자로 선발된 바 있다. 이처럼 I의 직무수행능력 자체에 관하여는 검증이 이루어진 상태였다. 달리 I의 실제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도 없다.
③ I가 면접에 불참한 것은 개인적인 사유 때문이 아니라 당시 한국철도공사의 철도파업으로 인해 자리를 비울 수 없었기 때문이고, 철도공기업인 피고 임직원들도 이를 양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가 상급자인 영업본부장 G의 지시에 따라 유일한 서류전형 합격자인 I에게 면접점수를 부여한 것이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④ 원고와 함께 I에 대한 채용절차에 관여한 인사노무처장 H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따라 피고 회사에 복직하여 현재 근무 중이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H와 원고 사이에 비난가능성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한바, H와의 형평을 참작할 필요도 있다.
⑤ 원고는 1985년 철도청에 입사한 이래 33년에 가까운 기간을 철도산업에 봉직하여 왔다. 원고는 징계절차에서 적정하게 업무처리를 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만 선처를 구하였다. 원고의 태도에 비추어, 원고가 복직하더라도 피고의 내부 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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