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원이 페이스북에 노동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악의축’이라고 적시한 것은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 > 행정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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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원이 페이스북에 노동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악의축’이라고 적시한 것은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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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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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지】 어떤 글이 모욕적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글이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그 사실관계나 이를 둘러싼 문제에 관한 자신의 판단과 피해자의 태도 등이 합당한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 등 공간에서 작성된 단문의 글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하여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표현도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마찬가지로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와 그 관계, 표현행위를 하게 된 동기, 경위나 배경,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 구체적인 표현방법, 모욕적인 표현의 맥락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 노동조합원인 피고인이 페이스북에 노동조합 간부들을 상대로 ‘악의축’이라고 적시하여 모욕하였다는 공소사실 등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이 사건 표현이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여 모욕죄의 구성요건이 인정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나, 피고인이 노동조합 집행부의 공적 활동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이 사건 표현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위법성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모욕죄의 위법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하여 파기·환송한 사례.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9도14421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모욕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부산지방법원 2019.9.26. 선고 2019노1760 판결
   * 판결선고 : 2022.10.27.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모욕 부분의 요지
   피고인은 ○○버스노동자협의회 회원이다. 피해자 공소외 1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지역버스노동조합(이하 줄여 쓸 때에는 ‘조합’이라 한다)의 위원장이었고 현재조합의 상임지도위원이다. 피해자 공소외 2는 조합의 사무처장이면서 ○○지역마을버스노동조합의 지부장이다.
   피고인은 2018년 5월 무렵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인터넷을 이용하여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회 일정을 알리면서 피해자들을 지칭하며 “버스노조 악의 축, 공소외 1, 공소외 2 구속수사하라!!”(이하 ‘이 사건 표현’이라 한다)는 내용을 적시하여 공연히 피해자들을 모욕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표현은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며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어떤 글이 모욕적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글이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그 사실관계나 이를 둘러싼 문제에 관한 자신의 판단과 피해자의 태도 등이 합당한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 등 공간에서 작성된 단문의 글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하여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표현도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마찬가지로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와 그 관계, 표현행위를 하게 된 동기, 경위나 배경,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 구체적인 표현방법, 모욕적인 표현의 맥락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8.25. 선고 2020도16897 판결 참조).
    
   나. 판단
   1) 우선 피고인이 사용한 이 사건 표현은 피해자들의 사회적인 평가를 저해시킬 만한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2) 그러나 피고인이 노동조합 집행부의 공적 활동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이 사건 표현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피해자 공소외 1은 1991년부터 약 18년의 장기간 동안 조합의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도 조합의 상임지도위원으로서, 피해자 공소외 2 또한 2008년경부터 조합의 사무처장으로서 피해자들 모두 조합의 집행부를 구성하고 있다.
   나) 피고인을 포함한 일부 조합원들은 ○○버스노동자협의회(이하 ‘협의회’라 한다)라는 별도의 소규모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협의회에서는 2018년 5월 무렵 2018년 5월호 소식지를 만들어 버스기사들에게 배포하고 그 무렵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한 집회를 열기로 하였다.
   다) 위 소식지의 주요 내용은 퇴직금 누진제 폐지 과정에서 조합 집행부의 의견수렴절차 미비에 대한 비판, 조합이 퇴직금 누진제 폐지의 대가로 받은 돈의 사용처에 대한 의혹제기 및 조합 재산의 투명한 운영촉구, 조합 위원장 간선제에 대한 비판 및 직선제의 필요성 등이다.
   라)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노동조합의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하고 내부문제에 대하여 의견개진을 비롯한 비판활동을 할 권리가 있다. 피고인 등 협의회 회원들은 위와 같이 조합의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합 재산의 투명한 운영, 위원장 직선제 등을 요구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그 주장을 하기 위한 집회 참여를 독려하면서 이 사건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조합의 운영 등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위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 ‘악의 축’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이 북한 등을 일컬어 사용한 이래 널리 알려지면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 측의 핵심 일원이라는 취지로 비유적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피해자들의 의혹과 관련된 이 사건 표현이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라 보기도 어렵다.
   바) 이 사건 표현에서 ‘구속수사하라!!’ 부분은 협의회에서 2018년 5월호 소식지를 통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수사기관의 적절한 수사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위 부분 자체로는 피해자들의 사회적인 평가를 저해시킬만한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사) 피고인이 게시한 글의 전체적인 내용은, 조합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조합 위원장의 직선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므로 많은 참석을 바란다는 취지이다. 피고인이 게시한 글 전체에서 이 사건 표현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도 않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표현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모욕죄의 위법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파기의 범위
    
   따라서 원심판결 중 모욕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의 대상이 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주 심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오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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