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의 기간제 대학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기 위한 요건과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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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92회 작성일 23-03-23본문
☞ 대법원 2023-2-2 2022다226234
☞ 사건명 : 임금
☞ 원심판결 : 대전고등법원 2022.2.24. 선고 2021나12672 판결
【당사자】
■원고, 상고인 : 원고
■피고, 피상고인 : 학교법인 ○○대학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준비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2) 원고는 2003.3.1. ○○대학교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된 후 2005.4.1. 조교수로, 2010.3.1. 부교수로 각 승진 임용되었고, 2017.3.1. 임용기간을 2년(2017.3.1.부터 2019.2.28.까지)으로 정하여 재임용된 사람이다.
나. ○○대학교의 인사규정
○○대학교 인사규정은 교원의 재임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1) 교원은 교육(학생지도와 교육개선을 포함한다), 연구 및 봉사활동 등에 대한 업적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원업적평가에 관한 세부사항은 교원업적평가규정으로 따로 정한다(제8조).
2) 계약제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교원은 교원업적평가규정에 의한 평가점수가 재임용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면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동일 직위에 대한 계약제로 임용한다(제19조).
3) 교원의 재임용직위별 계약제 임용에 필요한 교원업적평가규정에 의한 평가점수는 다음과 같다(제21조제1항). <표 생략>
다. 원고에 대한 1차 및 2차 재임용거부처분 및 취소 경위
1) ○○대학교 총장은 2018.10.30. 원고에게 임용기간 만료 및 재임용 심의 신청을 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고, 원고는 ○○대학교 총장에게 재임용 심의 신청을 하였다.
2) ○○대학교는 2018.12.24.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업적평가와 2018.12.26.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2018.12.28. 이사회에서 ‘원고가 교원업적평가에 의한 평가점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재임용탈락결정을 하였고, ○○대학교 총장은 2018.12.28. 원고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1차 거부처분’이라 한다).
3) 원고는 2019.1.25.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1차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9.3.13. ‘피고가 원고에 대한 재임용 심의과정에서 원고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차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이하 ‘1차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가 1차 결정에 불복하여 1차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피고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4) 교원업적평가위원회는 1차 결정 이후 원고의 업적을 다시 평가하였으나, 교원인사위원회는 2021.1.15. 1차 결정이 ‘업적평가결과의 이의신청 기간 미준수’만을 지적하였으므로 종전 업적평가결과를 유지한다는 결의를 하고 원고에게 이의신청 기회를 부여하였다.
5) 원고는 2021.2.10. 피고에게 이의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21.2.18.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업적평가결과가 나온 날 ‘원고가 재임용에 필요한 최소업적점수를 달성하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을 거부한다’는 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의결을 거친 뒤, 2021.2.24. 이사회에서 교원인사위원회의 재임용거부결정을 인가하였고, ○○대학교 총장은 2021.2.26. 원고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2차 거부처분’이라 한다).
6) 원고는 2021.3.27.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2차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1.7.7. ‘피고가 원고에게 업적평가결과를 통보하기 전 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원고에게 의견진술 등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사하였다’는 이유로 2차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이하 ‘2차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최종 재임용거부처분
1) 피고는 2차 결정에 따라 2021.8.4. 원고에게 업적평가결과를 재통보하면서 그에 대한 이의신청 기회를 부여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1.9.8. 이의신청을 하였다.
2) 교원업적평가위원회는 2021.9.30. 원고의 이의신청을 심의한 결과 원고에 대한 업적평가점수를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는데(이하 ‘최종 업적평가결과’라 한다), 원고가 원심에서 정당한 업적점수로 반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항목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표 생략>
3) ○○대학교 총장은 같은 날 원고에게 최종 업적평가결과 및 교원인사위원회 개최일정을 통보하면서 원고에게 의견진술 또는 의견제출 기회가 있다고 알렸다.
4) 원고는 2021.10.19. 개최된 교원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의견을 진술하였으나, 교원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최종 업적평가결과가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를 그대로 인용하기로 의결하였다.
5) 이사회는 2021.10.28. 위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원고가 재임용에 필요한 점수(1,280점)를 취득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을 거부하기로 의결하였고, ○○대학교 총장은 2021.11.5. 원고에게 위 이사회 결과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
2.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취소결정의 기속력 관련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0조의2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처분권자를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의 기속력은 그 결정의 주문에 포함된 사항뿐 아니라 그 전제가 된 요건사실의 인정과 판단, 즉 처분 등의 구체적 위법사유에 관한 판단에까지 미친다(대법원 2013.7.25. 선고 2012두12297 판결, 대법원 2020.6.25. 선고 2015다71726 판결 등 참조).
한편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소청심사결정 중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은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함으로써 학교법인 등에게 해당 교원에 대한 재임용심사를 다시 하도록 하는 절차적 의무를 부과하는 데 그칠 뿐, 학교법인 등에게 반드시 해당 교원을 재임용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혹은 그 교원이 바로 재임용되는 것과 같은 법적 효과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9.9. 선고 2008다6953 판결, 대법원 2011.9.8. 선고 2009다6524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1차 및 2차 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이의신청 기회 및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여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취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취소결정의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재임용거부사유의 존부 관련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원심에서 주장한 각 평가항목[교육 영역 중 담당강의시간, 휴·보강, 공개수업 등 CQI 보고서 제출 교과목, 지도학생 면담실적, 수업계획서 및 그 밖의 평가항목, 연구 영역 중 학술논문 및 연구보고서 항목, 봉사 영역, 교육개선 영역의 각 평가항목]에 대한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최종 업적평가결과가 정당하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에 대한 재임용거부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관련 법리
기간임용제 대학교원에 대한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그 사법상 효력이 부정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함을 이유로 학교법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당해 재임용거부가 학교법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재임용거부결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이어야 하고, 이때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재임용거부사유의 내용 및 성질, 그러한 거부사유 발생에 있어서 해당 교원의 기여(관여) 정도, 재임용심사절차에서 해당 교원의 소명 여부나 그 정도, 명시된 재임용거부사유 외에 학교법인이 재임용거부 판단에 실질적으로 참작한 사유의 유무 및 그 내용, 재임용심사의 전체적 진행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대학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판단을 거쳐 학교법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법한 재임용심사를 받았더라면 재임용을 받을 수 있었던 사립대학 교원은, 대학에 대하여 그러한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교원으로 임용되어 재직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 임금 상당의 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의 범위가 반드시 위법한 재임용거부가 이루어진 당해 재임용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교원이 재산적 손해 외에 별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재임용을 거부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해당 교원을 몰아내려는 의도 아래 고의로 다른 명목을 내세워 재임용을 거부하였거나, 재임용거부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인사규정 등 재임용 여부의 심사사유에 해당되지 않거나 재임용거부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재임용거부에 나아간 경우 등 재임용 여부 심사에 관한 대학의 재량권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0.7.29. 선고 2007다42433 판결, 대법원 2020.6.25. 선고 2015다71726 판결 등 참조).
다. 대법원의 판단
1) 앞서 본 사실관계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적어도 최종 업적평가결과의 연구 영역 중 2018년도(2018.3.1.부터 2019.2.28.까지) 학술논문 항목을 0점으로 인정한 부분은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구 사립학교법(2019.1.15. 법률 제16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대학교 교원인사규정의 여러 규정을 종합하면 연구실적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최종 시한은 교원인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마친 후 재임용 여부를 통보하게 되는 임용기간 만료일 2개월 전이라고 해석되고, 교원업적평가규정에서는 평가결과를 통보받은 교원은 평가점수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통보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서면으로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대학교 총장은 교원업적평가위원회에 재심을 실시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제11조제1항, 제2항), 위 규정의 목적은 재임용기간의 만료 전 대상 교원에게 재임용 여부를 통보하고 이에 대하여 교원이 재심을 신청하면 경우에 따라 재심을 실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데 있다. 또한 교원업적평가규정에서는 교원업적평가는 매년 3월 1일을 기준으로 하여 1년간(전년 3월 1일부터 당해 년 2월 말일까지)의 업적을 평가하고(제5조제2항 본문), 연구업적은 2년 단위(전전년 3월 1일부터 당해 년 2월 말일까지)로 평가한다고 정하고 있다(제13조제1항 본문). 따라서 재임용거부처분이 절차 위반을 이유로 취소되어 재임용기간이 지나 다시 업적평가점수를 산정한 이 사건 거부처분의 경우에는 업적평가 원칙에 따라 2019.2.28.까지의 학술논문 실적을 반영하여야 한다.
나) 원고는 2018.12.24. 피고에게 논문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2019.2.28. 발간되는 학술지에 논문이 개제될 것을 예정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업적 증빙자료 미제출사유서’를 제출하였고, 2019.1.8. 및 2019.1.22. 원고의 논문 두 편이 △△△△△△△ 및 □□□□□□에 각 게재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논문게재예정증명서’를 제출하였으며, 실제로 위 각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그런데도 2021.2.18. 이루어진 최종 업적평가결과에서는 위 각 논문이 2018.12.31.까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문실적을 반영하지 않았다. 또한 1차 결정 이후 원고의 이의신청에 따라 이루어진 2021.1.15. 자 업적평가결과에서는 위 각 논문실적을 2018년도 연구 영역에 반영하는 등 위 각 논문실적 반영 여부에 관한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업적평가가 일관되지도 않았다.
다)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의 교원인사규정에서는 재임용에 필요한 업적분야별 기준을 정하고 있고 각 영역별로 최소점수를 설정하고 있으면서, 교원업적평가규정에서는 일부 업적분야의 실적이 최소점수에 미달하는 경우 다른 업적분야의 초과실적으로 대체 인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의3 제1항 단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각 논문실적을 2018년도 업적평가에 반영한다면 원고의 업적평가점수 총점이 재임용기준을 충족하고 각 영역별 최소점수기준도 모두 충족할 여지가 있다.
2)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최종 업적평가결과의 연구 영역 중 2018년도(2018.3.1.부터 2019.2.28.까지) 학술논문 항목을 0점으로 인정한 부분이 정당하고 나머지 항목에 관한 업적평가점수 산정도 정당하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기간임용제 대학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원심은 이 사건 거부처분의 재임용거부사유가 존재하여 이 사건 거부처분이 적법하다는 전제 하에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각 항목별 업적평가점수를 다시 산정하여 재임용거부사유가 존재하는지 심리·판단한 뒤 이 사건 거부처분이 위법하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원고가 구하고 있는 재산적 손해와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
재판장 대법관 노태악
주 심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오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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