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산재 유족급여, 자녀 아닌 재혼 배우자 몫”...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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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714회 작성일 21-12-21본문
업무상 재해로 숨진 근로자의 유가족에게 지급되는 유족급여를 자녀가 아닌 재혼한 배우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8부(재판장 이종환)는 업무상 재해로 숨진 A 씨의 자녀인 B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19일 "재혼한 배우자는 망인과 생계를 같이 하던 배우자로서 1순위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에 해당한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B 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 씨는 경기 화성에 있는 한 공사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뒤로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이후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B 씨는 A 씨를 주거지 인근 병원으로 옮긴 뒤 간병했고 재혼한 배우자가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유족급여 수급권자라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재혼한 배우자는 1986년부터 A 씨가 사망할 때까지 30년 이상 A 씨의 법률상 배우자였고 A 씨가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A 씨의 근로소득과 기초생활급여로 생계를 유지했다"면서 "A 씨가 사고를 당한 뒤에는 A 씨의 휴업급여, 간병비 등으로 A 씨의 의료비를 지출하고 남은 돈으로 생계를 유지했으며 주거지 부근 요양원에 입원시켜 2018년 6월까지 직접 간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는 2018년 12월부터 사망할 때까지 주로 B 씨와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같이 했고 재혼한 배우자는 2019년 1월 A 씨의 성년후견인이 선임된 후에는 A 씨에게 지급되는 휴업급여와 간병비를 직접 수령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A 씨는 2018년 6월 오로지 요양의 목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사망할 때까지 계속 입원했고 실제 B 씨의 주소지에서 B 씨와 동거한 것은 아니었다"며 "사망 당시 A 씨의 주민등록지가 재혼한 배우자와 달랐다는 사정만으로 A 씨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유족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혼한 배우자는 혼인 후 30년 이상 A 씨와 생계를 같이하면서 A 씨의 소득과 급여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A 씨의 기초생활수급 자격도 상실돼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 씨의 사망 당시 A 씨로부터 실질적인 부양을 받고 있었던 것은 재혼한 배우자"라고 봤다.
재판부는 "B 씨는 30년 이상 A 씨와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채 독립된 생활을 했다"며 "별도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얻는 소득으로 가족을 부양하면서 A 씨와 경제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B 씨가 A 씨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자녀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B 씨가 유족급여 수급권과 관련해 A 씨의 재혼한 배우자보다 선순위가 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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