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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원 계약 담합 의혹’ MS사 직원...법원 “해고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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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678회 작성일 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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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교육청 업무용 표준오피스 입찰 과정에서 한글과컴퓨터(한컴)와의 담합 의도를 갖고 리셀러의 입찰을 고의적으로 막았다는 의혹을 받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 직원을 해고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이숙연)는 해고당한 MS사 교육청 영업 담당자 A 씨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항소심에서 해고가 적법하다고 본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지난 10월 22일 A 씨가 고의적으로 폴라리스사의 소프트웨어 입찰을 방해하고 회사의 공정거래 방침을 위반했다면서 항소를 기각했다.
 
2017년 경상북도교육청은 업무용 표준오피스 소프트웨어 입찰에 인프라웨어를 포함시켰다. 한컴오피스나 MS오피스 중 1종과 교육청 내부 업무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납품하는 방식이다. 내부 시스템과 연동되는 소프트웨어는 한컴과 폴라리스 제품뿐이었다. 그 결과 한컴과 MS사 체제였던 공공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폴라리스가 뛰어들게 됐다.
 
한컴은 한컴오피스와 인프라웨어를 모두 갖고 있어 단독 입찰이 가능하다. 반면 MS사는 인프라웨어를 보유하지 않아 한컴이나 폴라리스와 함께 입찰에 들어가야 했다.
 
입찰에서 1순위 적격심사 대상이 된 건 MS사와 폴라리스 조합을 제시한 리셀러사였다. 폴라리스 제품이 다른 소프트웨어보다 저렴한 게 경쟁력이 됐다.
 
리셀러사는 계약을 체결하기 전 교육청에 MS사의 공인인증파트너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인 AEP인증서를 제출해야 했고 총판사인 B 사를 통해 서류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류 발급 담당자인 A 씨는 인증서 발급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면서 서류 제출 기한까지 인증서를 발급하지 않았다. 리셀러사 대표가 B 사와 A 씨를 찾아가도 소용없었다.
 
결국 B 사는 20억 원가량의 계약을 따내지 못했고 2순위 회사가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MS사와 한컴 조합으로 입찰에 참여한 회사다.
 
리셀러사는 그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A 씨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고의적으로 인증서를 발급해주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로부터 9개월 후인 2018년 9월 MS사는 A 씨를 해고했다. 징계 사유는 '계약서류 발급 요청에 관한 부당한 업무 처리 등 비위행위'였다.
 
A 씨는 서류를 발급하지 않은 이유는 고의적인 게 아니라 회사의 가이드에 따라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A 씨에게 고의는 없었고 업무처리 스타일을 고집하다가 발생한 사건이어서 징계가 과하다는 이유다.
 
반면 중노위는 A 씨가 서류 발급 요청을 고의적으로 거부ㆍ지연했다고 보고 앞선 판정을 취소했다.
 
1심은 중노위와 같은 판단을 냈다. 1심 재판부는 "A 씨는 B 사를 이 사건 입찰 절차에서 탈락시킬 의도로 적격심사에서 반드시 필요한 서류를 고의로 발급해주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는 MS사의 공정 거래 정책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A 씨가 MS사의 인사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B 사에 공급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고 공급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며 "B 사가 AEP인증서나 공급증명원을 제출하지 못하면 입찰에서 탈락한다는 사실이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이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서류 발급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A 씨의 항변에 대해서는 "AEP인증서는 그곳에 기재된 물품의 수량이나 인증기간 등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며 "그 서류가 발급되지 않음으로서 리셀러가 입찰에서 탈락한 사례는 없고 제품 상세내역을 명시하지 않은 서류가 발급된 사례도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비위행위로 파트너 회사를 공정하게 대우한다는 MS사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다"며 "향후 유사한 사안을 방지하기 위해 MS사가 이를 엄격하게 다룰 필요성도 부정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A 씨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2심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MS사는 총판과 리셀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공정하게 대우한다는 신뢰가 중요할 것"이라며 "A 씨의 비위행위로 인해 MS사에 유ㆍ무형의 다양한 손해가 발생했고 그 여파가 결코 작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A 씨의 비위행위를 엄격하게 다루지 않을 경우 MS사 내부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이 크다는 점은 자명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제1심 판결은 정당하고 A 씨의 항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며 회사 측 손을 들었다.
 
한편, A 씨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지난달 9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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