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직원 대접 받은 임원…법원 “퇴직금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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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887회 작성일 21-03-09본문
임원이라고 해도 실제로 근로자와 다를바가 없다면,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단독 판사 전진우)은 지난 12월 18일, 근로자 이 모씨가 A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 내렸다(2019가단92182).
이 씨는 1985년 A회사에 입사해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0년 상무이사로 승진하게 됐고, 2014년에는 전무이사가 됐다.
그런데 2011년, 임시주주총회에서 "임원 급여 방식을 연봉제로 전환하되,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규정을 제정했고, A사는 이 씨에게 2011년 5월까지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이씨는 이후 2017년 4월 퇴직했다. 그런데 이씨는 "회사가 임의로 2011년까지의 퇴직금만 지급했다"며 "그 이후 퇴사 기간까지의 퇴직금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회사는 "퇴직 무렵 이씨는 임원이기 때문에 고용관계가 아니라 위임관계"라며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법원은 "임원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의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라며 "이 씨는 2017년 4월 퇴직 시까지 근로자로서 고용돼 근로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진우 판사는 "이씨가 근무할 당시 회사에는 수명의 상무이사들이 있었지만, 이씨는 이사로 등기되지 않았다"며 "대표이사가 지정하는 공사현장 등 근무지에서 일하면서 근무 기간 동안 출근부에 서명을 하고 휴가계획서를 작성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업무 수행과정에서 본사에 지속적으로 보고를 하고 지시를 했을 뿐, 회사 경영상 의사결정에 관여했다고 볼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현장소장으로 일하면서 결재한 대부분의 내용이 정해진 업무수행방안일 뿐 경영상 판단은 아니었던 점 ▲현장 책임자로서 사용 내역 전결도 통상적인 범위 내의 비용지출에 그쳤던 점 ▲경영진이 현장에 보낸 사람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일부 직원 채용도 본사의 지시를 받아 이뤄진 점 ▲정기적인 급여를 받았을 뿐, 회사 영업실적이 급여에 영향을 줬다고 볼 사정은 없는 점을 들기도 했다.
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1985년부터 2017년까지 근로자로 일한 것"이라며 "회사는 추가로 9,400여만원의 퇴직금을 이 씨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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