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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따로 정해도 교섭단위 분리 안 돼”...순천향대병원노조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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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699회 작성일 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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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병원이 각 지역 병원마다 별도의 교섭을 통해 임금인상률을 따로 정했다 해도 개별적 교섭관행을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병원별 근로조건도 현격한 차이가 없어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유환우)는 순천향대학교중앙의료원노동조합(의료원노조)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섭단위 분리결정 재심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달 1일 "각 병원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각 병원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 교섭이 이뤄진 관행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이 같이 판시했다.
 
"근로조건ㆍ고용형태, 병원별 현격한 차이 없어"
 
의료원노조는 순천향대병원 교섭단위를 각 지역 병원별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천향대는 서울, 부천, 천안, 구미 지역에 병원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교섭은 병원별 노조들이 모인 연합노조가 본교섭을 맡아 왔다. 다만 개별 병원의 임금인상률이나 복리후생에 관한 내용은 병원별 노조와 병원장들이 부속합의를 통해 별도로 정했다.
 
의료원노조는 병원별로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고 최근 10년간 병원마다 개별 교섭을 한 관행이 존재한다면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냈다. 하지만 충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의료원노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각 병원마다 별도로 작성된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조문의 편제ㆍ내용이 거의 유사하고 전반적인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병원 근로자의 근무시간, 근무형태, 정년, 휴가, 징계 등에 관한 규율이 전반적으로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근무시간이나 휴가, 경조금 등에 관해 병원별로 상이한 개정규정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근로조건의 차이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임금과 수당 액수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조건의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병원마다 입지나 규모에 따라 수익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병원 근로자들이 동일한 노동에 대해 동일한 체계로 임금을 산정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용형태에 대해서는 "각 병원 근로자의 고용형태는 일반직원, 임용직원, 계약직원으로 구분되고 일반직원은 중앙의료원 일반직원 인사규정에 따라 공개채용된다"며 "각 병원 근로자들의 근로형태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0년간 병원별 교섭에도 '개별 교섭관행' 인정 안 돼
 
개별 교섭이 이뤄진 관행이 존재한다는 의료원노조 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병원별로 단협과 취업규칙이 별도로 존재하고 매년 임단협에 관해 병원별 부속합의가 이뤄지는 사정이 인정되기는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단협과 취업규칙 내용이 전반적으로 다르지 않고 개별 병원장이 권한을 위임받아 병원 특성을 반영한 실무교섭 형태로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고 해서 공통사항에 대한 본교섭 절차가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교섭단위 분리로 달성되는 이익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하는 이익보다 더 크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의료원노조가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는 취지는 각 병원 사이의 통일적인 근로조건의 형성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합노조도 각 병원 사이의 통일적 근로조건 형성의 필요성에 공감해 노력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각 병원 근로자들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공통적인 근로조건에 대한 교섭 효율을 높이고 동일하고 유사한 노동을 제공하는 데 대해 서로 동등한 수준의 근로조건을 적용받는 데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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