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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자의적으로 재임용 대상 교수 선정한 수원대, 손해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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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912회 작성일 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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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학교가 재임용 기준을 미달했다는 이유로 총장 비리를 폭로한 조교수들만 재임용을 거부한 처분은 무효이고 학교는 조교수들에게 재산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 (주심 노정희 대법관)이 이달 10일 수원대학교에서 재임용거부처분을 받은 조교수 손 모 씨와 장 모 씨가 학교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재임용거부처분 무효확인 소송과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학교의 재산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깨고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손 씨와 장 씨는 지난 2005년 3월경부터 매년 수원대학교에 교원으로서 임용돼 왔으나 2013년 재임용 조건을 미달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이들의 재임용 조건은 1년 동안 국내외 저명학술지에 논문을 150% 이상 게재하고 수원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업적평가에서 연구부문 점수 54점 이상, 합계 업적평가점수 85점 이상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수원대학교에서는 이 재임용 기준에 미달하는 교원이 매년 적지 않게 발생해 왔다. 연구실적의 차등평가규정이나 봉사영역의 평가방식 등으로 인해 교원들이 업적평가 고득점을 취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교수들이 재임용에 탈락한 2013년도에는 재임용을 신청한 내국인교원 72명 중 29.2%인 21명이 기준을 미달했다.
 
이에 교원인사위원회는 재임용 기준에 미달한 내국인 교원 21명 중에서 신규임용 후 1년차인 교원, 간호학과 소속 교원, 학장 등 보직을 맡은 교원, 휴직 중인 교원 등 14명을 선별해 추가로 재임용 했다. 신규임용 교원은 8개월간 업적으로만 평가됐고, 간호학과는 학과가 새로 생겨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학장은 학교발전에 공헌했다는 이유였다.
 
추가로 수원대학교 법인 이사회는 재임용에서 탈락한 7명 중 교원업적평가제도 개선 프로젝트 팀에 참여한 3명을 재임용하기로 했다. 업적평가점수가 29.4점으로 재임용거부처분을 받은 한 교원은 2014년 신규임용 형식으로 다시 채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손 씨와 장 씨는 끝내 재임용되지 못했다. 학교는 매년 재임용 기준에 미달하는 교원들을 전원 구제해 왔고 이전까지 업적평가점수 미달을 이유로 재임용거부를 한 사례는 없었다. 손 씨와 장 씨도 업적 평가 점수가 재임용 기준에 미달된 적이 몇 차례 있었지만 계속해서 재임용돼 왔다. 다만 손 씨와 장 씨가 재임용되지 못한 시점은 이들이 교수협의회를 꾸려 이인수 전 수원대학교 총장의 비리를 폭로한 후였다.
 
이에 부당함을 느낀 손 씨와 장 씨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임용거부처분 취소를 청구했고 위원회는 이들 손을 들었다. 그러나 학교는 불복했고 결국 사건은 법원으로 가게 됐다. 손 씨와 장 씨는 학교 법인을 상대로 재임용거부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손해배상과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소송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조교수들의 손을 일부 들었다. 재임용심사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학교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으므로 재임용거부처분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고의나 과실로 인해 해당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재산적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또 학교가 오로지 조교수들을 대학에서 몰아내는 의도로 재임용을 거부했거나 부당하게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위자료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도 항소를 기각했지만 대법원은 재산적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서 다시 판단했다. 다만 위자료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학교 법인은 해당 대학의 연구 내지 교육여건 등을 감안할 때 다수의 교원들이 현실적으로 재임용 심사를 통과하기 곤란할 만큼 엄격한 평가기준을 설정한 다음 일차적으로 탈락된 교원들 중 상당수를 구제하거나 신규 채용하는 방식으로 최종 재임용 탈락자를 선정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런데 학교 법인은 다수의 기준 미달자 중에서 재임용 대상자 등을 선정할 기준에 대해서는 사전에 어떠한 내용이나 원칙도 정해두지 않았다"며 "이는 학칙이 정한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해 교원의 재임용 여부를 심의하도록 한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전문의 규정과 그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사립학교법은 교원인사위원회가 교원의 재임용 여부를 심의할 때는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에서 정하는 사유에 근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사전에 그 기준의 내용이나 원칙을 전혀 정하지 않은 채 이뤄진 심의 결과가 사후적으로 봤을 때 외관상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학교법인의 자의적 심사를 용인하는 셈"이라며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 판결을 깨고 원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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