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제조업 최초 불법파견 ‘징역형’...“중대한 범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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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769회 작성일 21-09-02본문
불법파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LCD용 글라스 생산업체 아사히글라스를 운영하는 AGC화인테크노코리아 전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제조업 불법파견으로 징역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1단독 김선영 부장판사는 이날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라노 타케시 전 AGC화인테크노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GC화인테크노코리아 법인에 대해서도 벌금 1500만 원이 선고됐다.
하청업체였던 GTS 대표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GTS 법인에도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다.
김 판사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178명의 피해자가 있고 6년간 범죄행위가 이뤄졌다는 것을 중요하게 판단해 양형에 고려했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15년 아사히글라스가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면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노동부는 2017년 9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이후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지만 대구고검은 다시 수사할 것을 명령했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도 2019년 2월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천지청은 결국 AGC화인테크코리아와 GTS 전ㆍ현직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김 판사는 "간접고용은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큰 고용형태이고 파견법은 직접제조생산공정에서 파견을 금지하고 있다"며 "파견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에 불법파견을 한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봤다.
회사 측은 재판과정에서 원청 정규직과 혼재 근무를 하지 않는 공정의 경우 불법파견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 측을 대리한 탁선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민사사건 1심에서도 그렇고 이번 형사재판도 그렇고 해당 공정이 연속적으로 작업이 이뤄져 정규직 혼재 근무 공정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며 "원청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업무수행이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변호사는 "그동안 직접생산공정에서 불법파견이 있어도 수사와 기소 자체가 소극적으로 이뤄져 법원에서도 약식명령을 내리거나 정식으로 기소돼도 벌금형 정도가 선고됐었다"며 "이번에는 우여곡절 끝에 기소가 이뤄져 법원에서도 중대한 범죄행위로 보고 징역형을 선고했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명백한 범죄행위지만 대구지검 김천지청이 불기소한 사건을 검찰청 점거농성까지 하면서 기소로 만들어냈다"며 "아사히글라스는 재판 결과를 인정하고 노동자들에게 사죄한 후 직접고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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