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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쟁의 장려금’ 청구서 받아든 한화에어로...대법 “부당노동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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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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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무쟁의 장려금'을 준다는 교섭대표노조와 회사 간 합의는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소수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9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 옛 삼성테크윈)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무쟁의 장려금, 통상임금 소송 여부와 결부...부당노동행위"
 
교섭대표노조였던 기업노조와 한화에어로는 2015년 12월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지 않거나 취하하면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뿐만 아니라 '무쟁의 장려금'도 지급한다는 데 합의했다. 무쟁의 장려금 지급 조건을 통상임금 소송 여부와 결부시킨 것이다.
 
기업노조가 협상 과정에서 부제소 격려금과 무쟁의 장려금 지급 조건을 분리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은 1인당 300만 원, 무쟁의 장려금은 기본급의 100%다.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한 쪽은 당시 소수노조였던 지회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한화에어로와 기업노조 합의 이후 지회 조합원 수는 이듬해 1월 1052명, 2017년 5월 843명으로 급감했다.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할 당시(1267명)보다 400여 명이 줄었다.
 
지회는 "무쟁의 장려금 지급 조건을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 지급 조건과 결부시켜 사실상 기업노조 조합원들에 비해 지회 조합원들에 대해 경제적 불이익을 줬다"면서 "기업노조 조합원들에게만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무쟁의 장려금을 지급해 복수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중립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에어로는 "해당 합의는 지회 조합원뿐만 아니라 기업노조 조합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 차별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쟁의 장려금과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 지급 조건을 결부한 이유는 통상임금 소송이 무쟁의 장려금의 지급 취지 즉, 노사 간 화합을 도모하는 데 장애가 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1심서 승기 잡은 한화에어로, 2심서 패소..."중립의무 위반"
 
1심 재판부는 한화에어로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무쟁의 장려금 지급과 관련해 기업노조와 지회를 구분하는 내용이 전혀 없고 지회 조합원들도 부제소 특약을 하거나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해 부제소 격려금뿐만 아니라 무쟁의 장려금까지 수령했다"며 지회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2심은 무쟁의 장려금 지급 조건을 통상임금 부제소 격려금 지급 조건과 결부시킨 것은 지회 단결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봤다. 통상임금 소송 여부와 상관없이 지회 조합원들에게 무쟁의 장려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단이다.
 
2심은 "합의 내용이 기업노조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해도 이는 통상임금 소송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었던 지회 조합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전제 조건인 만큼 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사실상 차별"이라며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지회 조합원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한화에어로가 지회의 약체화를 의도해 지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전제 조건을 제안해 지회 조합원들의 불이익을 초래한 만큼 사용자의 중립유지의무 위반"이라며 "불이익 취급,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대법원은 한화에어로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지회 측을 대리한 이환춘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개별교섭에서 사용자의 중립의무를 인정한 판결은 있었지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친 경우에도 사용자에게 중립의무를 인정한 첫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사용자가 교섭대표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실질적으로는 소수노조를 차별하는 형태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간접적 방식의 차별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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