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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개별적으로 증인 접촉하면 공정의무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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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844회 작성일 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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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노동위원회의 조사권은 중앙노동위원회 차원의 것이며, 개별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에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노동위원회 차원에서 직접 조사를 하거나,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명하는 위원이 조사하는 방식 외에 근로자위원이 개인적으로 관계인(증인)에게 접촉하는 방식의 조사는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고등법원 제10행정부(재판장 이은형)는 지난 3월 5일, 한국씨티은행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청구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A는 C은행에서 대출 담당자로 1998년부터 근무해 왔다. 그런데 A는 사기 논란이 있던 다단계 회사에 가입한 후, 고객에게 대출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다단계 회사 투자를 권유하거나, 업무시간 중 지인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를 했다. 이후 은행으로부터 취업규칙 위반을 이유로 직권 면직을 통보 받았다.
 
A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내용의 판정을 내렸다. 이에 회사 측이 소송을 제기한 것.
 
그런데 회사는 중노위 조사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 위원인 B가 A로부터 상품 가입을 권유 받은 고객과 지인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사실조사를 하고, 이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공표했다"며 "회사 측에 합의를 강요하는 등 불공정한 언동을 하고 변론권과 반대심문권을 현저히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근로자위원 B는 담당 위원회 위원장이나 위원회의 지명이나 명이 없었음에도 임의로 고객과 지인에게 연락해서 회사가 제출한 조사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의 진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객과의 통화 과정에서는 "(고객의) 진술로 B가 굉장히 위기에 놓였다"고 말하면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회사 측은 "불법 다단계 상품에 투자활동을 한 것은 회사의 대외적 신용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고, 사전승인 없이 이뤄진 겸직행위에 해당해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징계해고가 과중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A측은 "투자한 회사는 불법다단계 회사가 아니고 개인적 투자 회사이며, 투자행위는 사업활동이 아니라 회사의 승인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은 정작 해고의 정당성 문제보다는, 조사과정에서 B의 행동이 근로자위원으로서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근로자 위원이나 사용자 위원이 임의로 당사자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조사행위를 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B가 한 방식의 조사는 A에게 편파적인 조사로 근로자위원으로서 공정의무를 저버린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 측은 심문회의에서 B의 조사가 위법-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해당 위원회는 이런 절차상 하자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심판정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의미다.
 
항소심에서 B측은 "노동위원회 조사권한은 출석이나 보고, 진술 또는 필요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현출조사 방식의 조사권도 포함한다"며 "근로자 위원이 노동위원회를 구성하는 이상 조사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위원회법은 조사 방식에 대해 행정기관인 노동위원회가 직접 하는 방식과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명한 위원이나 조사관이 위임에 따라 조사하는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사 권한은 노동위원회에 있는 것이지 구성원에 불과한 개별 근로자 위원에게 부여됐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B측은 또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의 공정이나 중립의무는 공익위원에 비해 강도가 현저히 낮다"며 "이들의 중립의무는 사건처리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정도로 좁게 해석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근로자와 사용자를 각각 대표하는 위원으로 노동위원회 구성원이 되는 것이지, 개별 근로자나 사용자를 보조하는 지위에 있지 않다"며 "굳이 중립의무를 좁게 해석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어 1심을 그대로 유지하고 회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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