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다 다치고도 쉬지 못한채 일하다 사망한 임원…법원 “업무상 재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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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833회 작성일 21-05-18본문
주말에 운동을 하다 다쳤는데도 회사에서 배려 받지 못하고 장시간 근로를 하다 병이 커져 일주일만에 사망한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7부는 지난 3월 11일, 사망한 B의 유족 A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청구한 유족급여및장의비청구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의 소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A의 손을 들어줬다.
B는 2016년 회사에 입사해 팀장으로 근무하다 2018년 1월 본부장(이사)으로 승진했다. 이후 팀장을 겸직하며 인사, 노무, 총무 등 경영지원실 업무를 총괄했다. 그런데 2018년 6월, 일요일 운동을 하다가 통증이 발생했다.
결국 화요일에 연가를 사용해 병원을 찾은 B는 '비복근 손상' 진단을 받게 됐다. 목요일까지 일단 출근했지만 오후 7시 경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퇴근했다. 하지만 쉬지 못하고 다음날인 금요일도 아침 7시 반에 출근해 저녁 8시 반까지 근무했다.
이후 토요일에 병원을 찾아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심해지자, B는 월요일에 병가를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대표이사에게 "병원에 다녀와 출근여부를 정하겠다고 요청했지만" 답변도 받지 못한 B는 업무 공백을 우려해 월요일에 출근하고야 말았다.
결국 사달이 났다. 다음날인 화요일, 오전 업무를 하던 B는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으며 점심시간을 미처 다 채우지 못하고 일을 계속 하다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후송됐다. B는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9일후 뇌부종 등으로 사망하고야 말았다.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사망 전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도 없었고 과로를 인정하기 어려워 사망과 업무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를 들어 유족급여와 장의비에 대한 부지급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비복근 손상으로 장시간 움직임이 없는 경우 폐동맥 색전증 발생 위험성이 큰 상황인데, 배려를 받지 못한 채 근무시간이나 근무 방법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담당 업무를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장시간 좌식근무를 하게 돼, 자연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병이 악화돼 사망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B는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었고 이후 회사홍보, 근로시간 단축 컨설팅 등 업무를 추가로 담당하고 채권회수 업무까지 총괄했다"며 업무가 과중했음을 강조했다. 법원은 "연가를 사용한 화요일에도 병원 진료를 받은 다음 집에서 노트북으로 업무프로그램에 접속해 결재 업무를 수행했고, 목요일에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퇴근했음에도 다음날 오후 8시 반까지 마감 업무를 하는 등 쓰러지기 전 3근무일 동안 합계 30시간 넘게 근무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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