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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 개인연습도 근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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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689회 작성일 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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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악단 단원들이 공연이나 단체연습 일정이 없는 날 개인연습을 수행한 것도 근로 제공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15민사부(재판장 이숙연)는 재단법인 서울시립교향악단 소속 단원 70여 명이 재단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13일 "단원들이 공연이나 전체 연습 일정이 없는 날에 개인연습만 수행한 경우에도 재단을 위해 소정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단원들은 '재단이 지정하는 내용에 따라 공연 및 연습 등 근로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무해 왔다. 이들은 공연이나 단체연습뿐만 아니라 개인연습도 근로 제공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연습 시간을 합하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해당하는 만큼 재단이 연차휴가를 부여하고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재단은 집에서 개인연습을 수행했다고 해도 공연장이나 연습장에 나와 공연ㆍ단체연습을 수행하지 않았다면 출근해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재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예술이나 스포츠 분야에서 특별한 기능을 유지하면서 공연 등을 통해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사용자를 위한 근로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근로자는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 자신의 이익을 위한 측면도 있겠지만 사용자 이익을 위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봤다.
 
이어 "소비자에게 공연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하는 사용자에게도 공연 등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기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개인연습은 단순히 자신을 위한 활동이라고만 할 수 없고 사용자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의 제공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로계약서에 개인연습을 근로 제공에서 제외한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서를 보면) 단원들 근로시간을 공연ㆍ단체연습에 한정하지 않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며 "보수규정에서도 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를 209시간으로 규정하는 것도 개인연습이 근로의 제공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향악단 활동을 위해서는 공연이나 단체연습 이전에 개별 단원들이 상당한 정도의 개인연습으로 연주곡을 익혀두는 것이 필수적으로 보인다"며 "단원들이 재단을 위해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이 공연ㆍ단체연습에 한정된다거나 단원들 개인연습이 오로지 개인적인 실력 향상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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