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쫓아내려" 연이은 패소에도 해고 반복한 대학…법원 “7천만원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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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813회 작성일 21-04-14본문
오로지 근로자를 쫓아내기 위한 악의적 의도로 계속 해임처분과 소송을 반복한 경우, 근로자에게 위법한 정신적 피해를 끼친 것이므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 유지현 판사는 지난 3월 5일, A신학대학 소속 교수 B가 학교법인 A신학대학원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B는 2003년부터 A신학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해 오고 있었다. 이사회는 B를 2018년 8월까지 교수로 임용하는 내용의 결의를 통과시킨 바 있다. B는 2006년 3월에 총장으로 임용돼 2010년 2월 총장 임기를 마쳤다.
그런데 임기를 마치고 평교수로 복귀해 근무하던 B에게 학교로부터 해임 처분 통보가 내려졌다. 이 통보는 "B가 (총장임기 종료시점인) 2010년 2월 임기 만료로 교수직을 상실했으므로 지급된 급여를 환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결국 B는 소청심사청구를 했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심사위원회)는 2011년 9월, 해당 해임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했다. 이에 학교법인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행정법원은 "B가 재직 중 총장으로 임명됐다고 해도 교수의 직을 사직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수의 직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B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해당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런데 A대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12년 8월에는 "강의 복무위반, 대학원 입시 부정 관여, 감사결과 위법" 등의 사유를 들어 해임처분을 했다. 이 징계처분 역시 소청심사위원회에서 취소 결정을 받은 바 있지만 A대학 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고등법원에서 "일부 징계 사유는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와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취소됐고, 이 판결에 따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5년, 해임처분을 감봉1월로 변경하는 결정을 내렸다. A대학 측은 감봉처분에도 불복해서 행정소송을 또다시 제기했지만 이 판결은 법원에서 기각돼 그대로 확정됐다.
이 일은 2016년에도 또다시 반복됐다. A대학은 2016년 2월에는 "근무의무 및 직무명령 복종의무 위반, 겸직금지 의무 위반, 영리행위금지 의무 위반"을 사유로 B에게 해임처분을 내렸지만, 소청심사위원회는 또다시 "징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6월에 또다시 같은 이유로 해임처분을 했지만, 역시 소청심사위원회가 이를 취소하자 A대학은 또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법원이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며 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을 취소하자, 소청심사위원회는 판결 취지에 따른 재심사를 거쳐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해임은 과하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A대학은 징계 취소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B가 A대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
유지현 판사는 "징계처분을 할 사유가 없는데도 오로지 교원을 학교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징계사유를 만들어 파면 또는 해임한 경우, 처분의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에게 위법하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해임 또는 파면의 각 징계처분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나 법원 판결을 통해 모두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나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는 소송을 계속 반복했다"며 "이는 오로지 원고 B를 학교에서 쫓아내기 위한 악의적 행위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교수로서 수업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끊임없는 법적 분쟁에 시달리면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따라서 A학교 측은 정신적 손해를 금전적으로나마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해, B에게 7,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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