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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여직원에 헤드락 건 대표이사에 강제추행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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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970회 작성일 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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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헤드락'도 강제추행이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재판장 박정화 대법관)가 지난 12월 24일, 여직원에게 헤드락을 걸어 강제추행으로 기소된 대표이사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18년 5월경 서울 강남구 음식점에서 회사 직원, 거래처 대표 등과 함께 회식 자리를 가졌다.
 
여직원들의 결혼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A씨는 "얘네는 내가 이혼하면 나랑 결혼하려고 결혼 안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리고 여직원 중 한 명인 B씨의 머리와 목을 팔로 감싸고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기는 헤드락을 걸며 "(B씨가 이직을 염려 중인 상태에서) 이 x를 어떻게 해야 계속 붙잡을 수 있지. 머리끄댕이를 잡고 붙잡아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머리와 어깨를 수차례 치고 머리카락을 잡고 흔들기도 했다.
 
동석했던 거래처 대표는 "이러면 미투"라며 A씨를 말렸지만 A씨의 행동은 계속됐다. 결국 B씨가 울음을 터뜨렸고 회식 자리는 끝났다.
 
원심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직원이 동석한 자리였으며 머리와 어깨는 성과 관련된 특정 신체 부위가 아니고 A씨에게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이유로 강제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가해자의 의식과 관념 등을 고려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고 봤다. 50대 회사 대표가 20대 여직원에게 가한 행동은 성적 도덕관념에 반한다는 것. 또 접촉 부위가 머리와 어깨더라도 신체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는 없을뿐더러 A씨 행위는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고 봤다.
 
법원은 거래처 대표가 "이러면 미투"라고 말한 것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거래처 대표의 발언이) 강제추행죄의 성부에 대한 법적 평가라고는 할 수 없더라도, 이는 A씨 행동이 제3자가 보기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고 인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것도 뒤집혔다. 대법원은 "(A씨가 한 발언들이) 피해자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피고인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B씨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당시 감정에 대해 '소름끼쳤다'며 성적 수치심을 표현한 점과 A씨 행동에 추행 고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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