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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현대차 앞 확성기 시위, 소리 줄여야···장송곡은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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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04회 작성일 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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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민사부(재판장 이지현)는 지난 9월 18일, 기아차와 현대차가 박 모씨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등 청구의 소에서 이 같이 판단했다.
 
장씨는 기아차의 한 대리점에서 신차 판매 업무를 재위임 받아 일해 왔다. 장씨는 2013년 기아차 담당자에게 "부산지역 대리점 대표들이 신차 판매업무 위임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사람들을 통해 차를 판매하고 있다"며 부당판매행위를 막아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장씨는 2013년 6월, 신차판매업무 재위임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이에 장씨는 10월부터 기아차와 현대차 본사 정문 출입구 인근에서 시위하며 "부당판매행위 근절을 건의했다고 해고됐다"는 현수막과 피켓을 설치했다.
 
이에 기아차는 2014년 장씨를 상대로 명예, 신용훼손행위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해 일부 인용되기도 했다. 이후 기아차는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기아차와 장씨는 서로 '기아차는 부당판매 근절 요청건과 관련해 민사상 책임이 없음을 확인하고, 기아차도 장씨에게 신원노출 문제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 확정되기도 했다.
 
화해권고결정 확정 이후 잠시 시위를 중단했던 장 씨는 가처분 결정에 대해 항고를 제기했고, 여기서 종전 가처분결정 중 일부를 취소하는 결정이 나오자 재차 정문 앞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설치해 시위를 재개했다. 이후 기아차와 현대차가 또다시 가처분을 제기하는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장씨는 2017년 1월부터는 확성기를 사용해 장송곡 등 음악을 방송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방송을 이어갔다. 이에 기아차가 손해배상, 소음발생 금지, 장송곡 재생 금지 등을 청구한 것.
 
기아차 측은 "화해권고결정을 받았음에도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며 "정상적인 영업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문 앞에 대형 비닐천막을 설치하고 승용차를 주차해 교통 혼잡을 초래하며, 소음기준을 초과하는 음향으로 회사 임직원과 입주업체 직원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피고 장씨 측은 "경찰서에 제출한 신고서 범위 안에서 소음기준을 준수해 이뤄진 시위"라며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에 한정해 확성기를 사용했다"고 맞섰다. 화해권고결정에 대해서도 "화해결정이 집회나 시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기아차와 현대차 측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재판부는 "화해권고결정은 재위임계약 해지와 관련한 민사상 청구를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관련 내용을 밝히는 시위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다만 소음발생금지 청구에 대해서는 "확성기 사용 행위는 집회 및 시위 자유에 해당하므로 소음 발생 행위를 전면 금지할 수는 없고,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소음 발생 행위를 금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장 씨가 유발한 소음이 70~75dB로 측정됐다.
 
법원은 "집시법에서 주간 75dB, 야간 65dB 이하 소음을 허용하고 있지만, 소음기준만 지키면 정당화되는 게 아니고 행위의 정도나 계속성, 피해의 정도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원고 소속 직원들의 진정, 행인들의 민원이 있었던 데다 업무 효율성 저하와 사회적 이미지 손상이라는 무형적 손해를 입고 있고, 3년 이상 동일한 장소에서 시위를 하고 있어 단기간, 단발적 소음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장씨의 시위 소음 기준은 주간 70dB, 야간 65dB로 정함이 상당하다"라고 판단했다.
 
장송곡 재생 금지 청구와 관련해서는 "표현 방법의 하나지만, 장송곡은 비언어적 요소가 주되고 기계로 반복 재생된다는 점에서 더 제한될 여지가 있다"며 "장송곡은 우울한 분위기의 곡으로 듣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기분을 강화시키고 지속 노출될 경우 급성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주장하는 내용과 관련성이 없어 심리적 압박에 목적이 있다"고 판단해 장송곡 시위를 금지했다.
 
결국 법원은 "시위 전체가 불법행위인 것은 아니나, 원고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 혐의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에 각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장기간 걸쳐 장송곡을 틀어 소음을 발생시키고 법원 가처분 결정을 무시한 한 노조위원장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한 바 있다(2019도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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