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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경력, 법인카드 126회 부정사용한 MBC 직원··법원 “해고는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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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033회 작성일 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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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를 장기간 부정사용하고, 채용 당시 경력을 7개월 정도 허위기재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해도 징계해고한 것은 과도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인카드 부정사용액이 3년간 20만원 정도 소액이었고, 허위 경력도 감안할만한 사정이 있다는 해석이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유환우)는 지난 10월 23일, 주식회사 문화방송(MBC)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청구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했다.
 
근로자 A는 2015년 3월 MBC에 경력직으로 입사해 팀장으로 근무해 왔다. 그런데 MBC가 2018년 실시한 특별감사에서, A의 비위행위가 밝혀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A는 2010년 MBC의 자회사에 입사하다 MBC에 파견돼 근무하던 중 경력직 특별 채용 된 케이스다. 특별 채용 과정에서 경력증명서가 필요하자, 전에 재직하던 회사 담당자에게 해당 회사의 실제 근무 시작일보다 7개월을 앞당긴 허위 경력증명서를 발급해달라고 요청해 MBC 측에 제출한 것.
그 외에도 자동판매기, 편의점 등에서 3,000원 미만 식음료를 구입하거나 카페, 식당에서 6,000원 미만 식음료를 법인카드로 사용해 약 2년 동안 총 126회 37만원 가량을 결제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MBC는 2018년 인사위원회를 거쳐 A에게 해고 징계를 통보했다. 이에 A는 부당해고를 주장하고 서울지노위로 향했지만, 구제신청이 기각됐다. 하지만 재심을 맡은 중앙노동위원회는 "비위행위 정도에 비해 양정이 과다하다"며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자 MBC가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
 
MBC는 "적극적으로 허위 증빙자료를 위조해 7개월의 허위 경력을 인정 받아 약 3년 동안 1,300여만원의 급여를 부당하게 취득했고, 개인적인 목적으로 법인카드를 부정 사용했다"며 "회사와 근로자 간 신뢰관계가 완전히 상실돼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어 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먼저 허위경력에 대해 "7개월의 경력기간을 앞당긴 것은 허위경력에 해당한다"면서도 "A는 (허위제출한 경력기간 동안) 실제로 모 회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지만, 회사가 폐업하는 바람에 경력증명서를 발급 받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MBC는 A가 자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특별채용을 한 것이고, 허위 경력증명서도 입사 후 3주가 경과한 시점에 제출돼 A의 채용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또 "MBC도 경력직 근로자의 기존 경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 자회사 입사 당시 제출한 인사기록 카드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대조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서도 "소액의 식음료 구입이 안된다는 점을 공지하거나 교육한 적이 없고, 지적한 적도 없다"며 "근무시간 중 MBC 사업장 내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점을 볼 때, A가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간 20만원 정도 소액을 사용했고, MBC 내규도 개인용도 법인카드 사용액은 회사에 입금하거나 급여에서 공제하도록 한 점을 보면 피해도 회복됐다"며 "A가 징계를 받은 전력도 없고 3년 6개월 근무기간 동안 근태에 문제가 있다는 사정도 없는 점을 볼 때, 해고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라고 판단해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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