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업체 바뀌자 해고된 관리직원...행정법원 “갱신기대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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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069회 작성일 20-09-25본문
아파트 입주자가 아파트 관리를 위탁업체에 맡겼다면 업체가 채용한 아파트 관리직원은 위탁업체 직원으로 봐야 하며, 업체가 바뀌면 관리직원이 계약 갱신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주심 장낙원)는 지난 4월 23일 쌍용개발이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쌍용개발이 부당해고를 했다는 재심판정을 취소하고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파주시 A아파트 입주자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결성해 아파트 관리에 대한 주요 사항들을 결정해 왔다. 대표회의는 관리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아파트 관리를 맡겼는데, 2015년 7월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는 D업체, 그 후에는 쌍용개발과 계약을 체결했다.
배 모 씨는 A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기계ㆍ전기 기사였다. 배 씨는 D업체가 아파트를 관리할 때 D업체 관리사무소장에 의해 고용됐다. 그는 2016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계속해서 근무했다. 2018년 1월에는 이 달부터 D업체 계약이 만료되고 난 후인 같은 해 8월 8일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D업체의 계약이 끝나자 관리사무소 직원 고용을 유지할지 문제가 발생했다. 쌍용개발 면접을 실시해 배 씨를 포함한 기존 직원 일부를 채용했다. 배 씨는 쌍용개발을 대리하는 관리소장과 근로계약을 맺었고 계약기간은 2개월이었다.
2개월을 하루 남긴 날 배 씨는 근로계약이 만료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시 채용된 인원 중 근로계약 갱신을 하지 않은 사람은 배 씨 뿐이었다.
이에 배 씨는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11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경기지노위)에 "쌍용개발과 입주자대표회의가 자신을 부당해고했다"며 구제신청을 했다.
경기지노위는 배 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경기지노위는 대표회의가 아닌 쌍용개발만이 사용자라고 판단했지만, 그의 갱신기대권은 인정했다. 갱신기대권이 있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에서도 같은 판정이 나왔다.
이에 불복한 쌍용개발은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맡은 행정법원은 부당해고가 아니라며 재심판정을 뒤집었다.
먼저 재판부는 사용자에 대한 판단에서는 중노위 판정을 인용해 대표회의가 아니라 쌍용개발이 사용자라고 판단했다.
배 씨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임금이나 퇴직금 등은 대표회의 계좌에서 지급되고 예산집행에 대표회의 승인이 필요했다며 대표회의가 사용자라고 주장했다. 대표회의가 채용과정에 관여하기도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면접절차는 쌍용개발에 의해 직접 실시됐다. 배 씨의 채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표회의가 관여했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없다"며 대표업체가 사용자라는 주장을 부정했다.
쌍용개발이 실질적으로 관리업무 수행의무를 부담하고 근로계약도 쌍용개발을 대리하는 관리소장과 체결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쌍용개발 취업규칙이 적용된 것도 근거가 됐다.
또한, 대표회의가 관리업체에게 관리에 필요한 비용 지출을 위탁했기 때문에 대표회의 계좌에서 급여가 지급됐어도 대표회의를 사용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배 씨의 갱신기대권도 인정하지 않았다.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 씨가 전에 D업체와 계약을 갱신한 적이 있지만, 쌍용개발과 갱신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인 쌍용개발과 신뢰관계가 없다고 봤다.
법원은 "배 씨의 사용자는 쌍용개발이고, 배 씨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쌍용개발이 배 씨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도 적법하다"며, 해고가 부당하다고 한 재심판정을 취소하고 쌍용개발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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