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업무와 인과관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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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59회 작성일 20-09-25본문
직장 상사에게 받은 스트레스로 공황장애가 생겼다면 공황장애도 업무상 질병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재판장 이창형)가 지난 6월 24일 A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제기한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 대해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하고 A씨 손을 들었다.
A씨는 2016년 1월부터 시설관리 용역업체인 B사에 입사해 강원도 고성군의 통일부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계팀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그는 입사 2년 만에 강원대학교 병원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됐다.
A씨의 스트레스는 직속 상사인 안 모 씨로부터 시작됐다. A씨에 따르면 안 씨는 업무관련 전달사항을 잘못 전달하거나 간부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임의로 바꿔서 업무에 혼선을 줬다. 마감기한이 2-3일 남은 업무를 2시간 만에 끝내도록 재촉하기도 했다. 안 씨의 압박은 근무시간 외에도 계속됐다. 안 씨는 업무 시간이 아님에도 업무와 관련된 전화를 하루에 40여 번이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2017년 10월경부터 다발성 불안증상,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마비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A씨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다. 11월에는 안 씨와 이 모 부장과 통화하던 중 공황발작이 찾아왔다. 그 다음달 A씨는 안 씨와 통화를 하다가 또다시 공황발작을 겪었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회사는 공황장애 판정을 받은 A씨와 재계약을 거부했다. A씨는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강원지방노동위원회(강원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다. 회사는 A씨의 근무행태가 불량했고 근무평가가 저조했다고 주장했으나 강원지노위는 A씨 손을 들었다.
가까스로 복직했지만 A씨의 스트레스는 계속됐다. 회사가 강원도에 거주하던 A씨를 서울로 배치한 것. 결국 A씨는 스스로 회사를 나왔다.
A씨는 2018년 2월 12일 공황장애를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했다. 공단은 질병과 업무 간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A씨는 법원에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을 걸었고 제1심 법원은 공단의 결정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비록 A씨가 공황장애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생물학적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직장 내 상사들과의 갈등, 회사의 부당한 해고와 구제신청, 복직한 이후 상황 등 일련의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상병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며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가 발생했고 증상이 악화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황장애) 원인이 직접 업무의 내용과 정도 등에 관련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A씨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또는 회사와의 고용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업무와 공황장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이에 법원은 A씨 청구를 인용하고 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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