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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활동 방해' 이유로 가입신청 거절한 금속노조···법원 “권한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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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307회 작성일 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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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활동 등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조합원의 가입 신청을 위원장이 거절했다고 해도, 이는 권한남용에 해당해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끈다. 조합원의 노조 가입을 자유롭게 인정하고 있는 노조법 제5조에 위반된다는 취지다.
 
서울고등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윤승은)는 지난 7월 17일, 박 모씨가 전국금속노동조합을 상대로 청구한 조합원지위확인의 소에서 이와 같이 판단하고 피고 금속노조의 항소를 기각했다.
 
박 씨는 95년 한국타이어 주식회사에서 해고된 사람이다. 박씨는 2016년 12월, 전국금속노동조합에 조합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속노조는 이를 대전충북지부로 이관했고, 대전충북지부는 이를 지부운영위원회에 보고했지만 운영위원회는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박 씨의 가입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의견에 따라 대전충북지부는 박씨에게 가입신청을 거부한다는 통지를 내렸다.
 
이에 박씨는 "한국타이어에서 해고되고 금속관련 산업 근무 경력이 있어 조합원 자격을 갖추고 가입신청을 했는데,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가입을 거부했다"며 "가입 거부행위는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박씨는 2015년 경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의 경쟁단체인 한국타이어노조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 설립 기자회견을 진행해 지회 조직 확장을 반대했다"며 "조합원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 홈페이지에 금속노조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등 자주적 활동을 저해하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반박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교섭대표노조인 한국타이어노동조합이 2015년 8월 경 임단협 과정에서 조합원 파업 결의에도 불구하고 사측과 잠정합의를 추진했다. 이에 조합원들이 항의해 집행부가 총사퇴했으며, 이 과정에서 박 씨가 한국타이어노조 조합원 30여명과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이어 금속노조측은 "박씨는 이미 장그래대전충북지역노조에 가입돼 있어 금속노조 한국타이어 지회에 가입할 경우 이중가입 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박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규약가입 규정은 지회를 통한 조합가입 결정은 지회장 전결사항이고, 명백히 조합 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지회장이 위원장에게 서면보고하고 승인을 받은 경우 예외적으로 가입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과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는 노조법 제5조의 취지를 고려하면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가입신청을 거부할 수 없음이 원칙이라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합원 자격 취득에 원칙적으로 위원장 승인이라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노조법에 따른 노조가입 자유 원칙을 침해해 무효라는 의미다.
 
이어 박씨의 비대위 결성도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가 아닌 한국타이어노동조합 집행부를 비판할 의도로 결성한 것"이라며 "지회의 조직 확장을 방해하거나 금속노조의 존재를 부인한 것도 아니며 실제로 비대위가 구성되지도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그 외에도 조합원의 탈퇴를 종용했다는 증거가 없는 점, 박씨가 한국타이어산재협회 블로그에 공장근로사 자망사건에 대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금속노조는 왜 침묵하고 있나'라는 글을 게시한 것은 노동계의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므로 "제명에 이르는 징계사유로 보기도 어렵고, 명백하게 금속노조의 본질적 존재를 부인하는 정도의 비위행위에 이르지 않은 이상 박씨가 조합원이 되는 것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중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조를 조직하거나 가입하는 것은 근로자 자유의사에 따른 선택이며, 2개 이상 노조에 가입하는 것도 단결선택의 자유"라며 "복수노조 허용 취지를 고려해 보면 근로자가 가입한 복수 노조가 서로 경쟁관계에 있어 이해가 상충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이중가입제한이 허용된다고 봐야지, 다른 노조에 중복 가입을 일률적이고 절대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안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는 조직형태에 관계 없이 노조가 2개 이상인 경우를 전제하고 있다"며 이해상충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박씨가 가입한) 비정규직을 위한 지역 내 노동조합인 장그래대전충북지역노동조합은 산별노조에 해당하지 않아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와는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며 "장그래노조가 한국타이어 사업장에 지회나 지부를 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한국타이어와 경쟁관계에 있는 노조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법원은 "금속노조가 조합원가입신청을 거부한 행위는 권리남용으로 무효"라며 "가입신청을 함으로써 조합원 자격을 취득했다"라고 확인해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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