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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회식후 귀가중 무단횡단으로 사망...대법 "인과관계 단절 안돼 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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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239회 작성일 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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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회식자리서 음주 후 무단횡단으로 사망했다고 해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는 지난 3월 26일, 근로자 강 모씨의 유족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청구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 같이 판결하고, 원심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주식회사 H건설은 아파트 신축공사를 진행하던 중 2016년 4월에 품평회를 개최했다. 품평회란 공사를 완료한 상태에서 한 세대를 정해 인테리어 공사를 포함한 마무리 공사까지 마치고 본사의 건설부문 대표, 기술부문장 등 관계자를 불러 완성된 모습을 시연하는 행사다. 완성된 건물의 안정성이나 완성도를 예측하고 공사 진행 방향을 정하는 회사의 중요한 행사로 알려져 있다.
근로자 강 씨는 이 공사의 안전관리팀장으로, 품평회를 총괄하는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 여부를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 강씨는 3월과 4월 내내 계속 품평회를 준비했다. 품평회는 당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고, 같은 날 H건설 문화행사가 오후 6시 반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됐다.
문화행사 이후 회식이 진행됐고 9시까지는 식당에서, 2차 회식은 9시 20분부터 11시까지 유흥주점과 노래방에서 진행됐다. 1차 회식에는 현장직원 23명 전원이 참석했지만, 2차 회식에는 강씨와 공사를 총괄한 공사부장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강씨는 1, 2차 회식에서 모두 술을 마셨고 회식 비용은 모두 회사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강씨는 2차 회식을 마친 후 평소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으로 향하던 도중, 전철역에서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왕복 11차선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량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당일 사망했다.
이에 강씨의 유족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며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는데, 공단은 "2차 회식은 강제성이 없었고 고인이 무단횡단을 하다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을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며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유족이 소송을 제기한 것.
유족 측은 "전반적인 회식이 사용자인 H건설의 지배 하에 있었다"며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법원은 "H건설의 전반적 지배관리 아래 이뤄진 회식에서 과음으로 인해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사고에 이른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하지만 2심은 "과음으로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단횡단은 퇴근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해 1심을 뒤집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무단행단이 있었기 때문에 과음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됐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H건설의 중요한 행사로 사업주가 마련한 회식에서 술을 마시고 퇴근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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