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일제 사업장에서 비번일에 근로한 것은 휴일근로로 볼 수 없으므로, 휴일수당을 줄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민유숙)는 지난 6월 25일, 근로자 A씨(선정당사자)가 부산교통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청구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다(2016다3386).
 
A씨 등은 해당 회사에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했거나 근무하고 있는 운전기사들이다. 이들은 하루 근무하고 그 다음날 쉬는 격일제 근무 형태로 일하고 있었다.
 
회사는 취업규칙에 따라 A씨 등 원고들에게 안전교육, 친절교육을 실시했는데, 교육은 격일제 근무가 없는 날에 1일 2시간씩, 연 8시간 또는 10시간 수준으로 이뤄졌다.
 
한편 이 회사 단체협약에서는 설날이나 추석을 유급휴일로 정하고 있고, 각 취업규칙에서는 "회사는 종업원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일을 준다"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었다. 또 임금협정에 따르면 월 소정근무일수(15일)을 초과하는 날의 근로에 대해서는 일수에 따라 시급 기준 50%를 가산해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교육시간에 대해 통상임금액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근로자들은 "휴일근로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 원심은 "교육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휴일에 이뤄진 휴일근로"라며 "회사는 원고들에게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라"고 판단해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교육 시간은 휴일근로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휴일근로수당이 지급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비번일은 격일제 근무 특성상 근로시간 배분이 이뤄지지 않은 날에 불과하다"라며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봐도 비번일을 휴일로 정한바 없으며, 근로에 대해 가산수당을 지급한다는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금협정에서 만근 초과일 근로에 대해 초과일수마다 휴일수당을 가산해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만근초과일과 비번은 개념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가산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는 비번일과 가산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있는 휴일을 개념적으로 구분한 판결"이라며 "일요일을 휴일로 하는 주5일제 사업장에서 토요일의 법적 성격이 휴일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시사점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회사가 휴일로 정했는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서 사안별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