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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서울시향 단원 개인연습도 근로시간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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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61회 작성일 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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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단 단원들이 개인연습을 한 시간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문화예술협의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재판장 정도영)는 지난 8월 22일, 강 모씨 등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연차수당지급) 청구 소송에서 "단원이 출근하지 않고 개인연습을 하는 날도 출근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해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2018가합540112).
서울시향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운영규정에서 "직원이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때에는 15일 유급휴가를 준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과 운영규정에 따라 15일의 연차휴가를 인정해 줘야 하는데도 회사가 부여하지 않고 연차휴가근로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며 해당 금액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시립교향악단 측은 "공연이나 전체연습에 참석하지 않고 개인연습을 하는 날은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회사가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근무장소도 서울시향이 정하고, 근로시간도 오전 9시부터 6시까지로 하되 시향이 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면서 "공연 특성상 필연적으로 개인연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근로시간을 공연과 전체연습만으로 한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통상 공연 한달 전 개인 악보를 나눠주고 공연별로 예술감독 지휘 아래 시향 연습실에서 3~4회 정도 전체연습을 했고, 나머지는 개인연습"이었다며 "개인연습시설이 별도로 없어서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수시로 개인 연습을 해야 하는 점, 서울시향 측이 전체연습을 통해 악보 연주에 숙달됐는지 확인한 점 등을 보면 사실상 개인 연습도 사용자의 지휘나 감독 하에 있는 근무시간"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년에 소정근로일의 80% 이상을 출근한 것이 맞으며, 법이 보장한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시한 것.
한편 법원은 예술단 단원의 개인연습시간을 근로기준법 제 58조 1항이 정한 간주근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눈길을 끌었다. 간주근로제는 외근과 출장 등 사유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엔 소정근로시간이나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개인연습 시간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라고 판단했다. 즉 노사가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을 일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공공운수노조 측은 "2015년에도 서울시향 단원 부당해고 구제신청 재심 심판에서 같은 이유로 단원들이 주 15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이번 판결은 정해진 근무시간에만 근무하는 일반적 노동형태와는 다른 예술단원들의 근무 특성을 되짚어 봐야 한다는 의미"라며 "지방출장이나 해외출장에서도 일반 직장과 다른 관점에서 일을 하면서 수당도 못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단에 노조가 생기면 근무시간으로 단원을 압박하고는 한다"며 "규정상 근무시간을 지킬 것을 요구하면서 풀타임 연습을 주문하는데, 그렇다면 개인연습시간, 출장 시간, 야간-휴일 수당도 다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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