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택시노조가 기사 동의 없이 '사납금 반환 임금협정' 체결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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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05회 작성일 19-10-28본문
택시회사와 노동조합이 임금협정에서 '소급적용을 통해 사납금 인상분을 회사에 반납'하기로 한 합의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 제1부(재판장 권순일)는 지난10월 18일, 신진교통 주식회사가 근로자 A를 상대로 청구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일부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2015다60207).
전주에서 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신진교통은 소속 택시운전근로자에게 1일 총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하도록 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은 택시 운전근로자 수입으로 하는 제도를 운영해 왔다. 전형적인 사납금 제도다.
그런데 이 회사 소속 택시 운전근로자들로 조직된 A노동조합과 회사는 2008년 10월 체결한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은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으로 한다"는 내용을 정했다.
그런데 2007년 개정 최저임금법이 시행되면서, 최저임금 산입 임금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임금으로 한정했다. 이에 따르면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회사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법 시행시기인 2010년 7월 1일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회사는 '2010년 임금협정' 체결을 교섭하던 2010년 8월 경 "노사 쌍방은 단체협약 체결 시 체결 시점을 2010년 7월 1일로 소급적용 하도록 하며, 단 소급 적용 시 회사는 인상된 월 임금 차액을 소급해서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근로자는 회사에 인상된 차액의 운송수입금을 소급해서 입금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
회사가 최저임금법 적용으로 인상된 임금을 지급하면, 근로자들도 그에 상응하는 사납금 인상분을 반환해 균형을 맞춘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후 단체교섭이 장기화되자,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2011년 7월까지 2008년도 임금협정에 따라 계산된 임금을 지급했다. 이후 노사는 '2011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기존보다 단축해 1일 5시간, 주30시간으로 정했고, 1일 사납금도 4,000원을 인상했다.
그런데 근로자 A가 2010년 7월부터 2011년 7월까지 근무하다 퇴직하게 되자, 회사는 "2011년도 임금협정에 의해 A가 회사에 납입할 사납금이 1일 4,000원씩 인상됐다"며 "노사 합의에 따라 해당 협정이 2010년 7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되므로, A는 회사에 그 기간 동안 실제근무일수에 사납금 인상분 1일 4000원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원심은 노사 간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미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임금은 단체협약만으로 반환이나 포기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개별 근로자의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고 노조가 합의를 통해 지급된 임금 중 일부를 사납금 인상분이라는 명목으로 소급 반환하기로 하는 처분행위는 할 수 없다"며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고 피고 패소 부분을 일부 파기한 후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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