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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임금피크제 도입해도 개별 근로자 동의 없다면 적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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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22회 작성일 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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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법하게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이미 앞서 체결한 개별 근로자의 유리한 근로계약에 우선하는 효력은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지난 11월 14일, 대법원 제2부(재판장 김상환)는 근로자 A씨가 OO레저타운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했다(2018다200709).
주식회사 OO레저타운의 1급 근로자인 A씨는 회사와 2014년 3월 경 기본 연봉을 7,000여만원으로 정한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월 기본급으로 환산하면 590여만원이다.
그런데 회사 측은 같은 해 6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취업규칙인 '임금피크제 운용세칙'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기준연봉의 60%를, 정년이 1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기준연봉의 40%를 지급하게 된다. 회사는 이를 위해 회사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공고까지 마쳤다.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기 위해 법적으로 필요한 동의 요건도 갖춘 셈이다.
하지만 회사가 2014년 9월,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임금 내역을 통지하자 A씨는 임금피크제에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A씨가 2014년 10월 1일부터 2015년 6월 30일까지는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다는 이유로 월급을 기본급의 60%인 354만원을, 2015년 7월 1일부터 2016년 6월 30일까지는 정년이 1년 미만 남아 있다는 이유로 기본급의 40%인 236만원을 지급했다. 그러자 A는 기존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한 것.
결국 이 사건에서는 적법하게 절차를 거쳐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과 개별 근로계약 중 어떤 것의 효력이 우세한지가 쟁점이 됐다. 즉 근로자가 "불이익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 적용"을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됐다.
1심과 2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려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은 비록 집단적 동의를 받았어도 근로자에게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며 "근로자의 개별 동의가 없는 한 유리한 근로계약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면서 과반수 노조의 동의를 받는 등 적법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그와 상관 없이 기존 근로계약이 유효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의 보충적 효력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97조를 바꿔 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은 유효하다는 의미"라고 판단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한 '집단적 동의'를 받아 적법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했다고 해도,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정한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한 자유결정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가의 임금을 삭감하고 있지만, A가 변경된 취업규칙의 따라 근로계약을 변경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유리한 (기존)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된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지난 2017년 12월 31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 역시 약정 수당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적법한 불이익 변경 절차(근로자 동의 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이에 동의하지 않은 개별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지난 대법원 판결 법리를 재확인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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