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전도사도 근로자”...임금ㆍ퇴직금 안 준 담임목사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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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630회 작성일 22-02-07본문
교회 전도사에게 시간외 근로수당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담임목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전도사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본 것이다. 법원은 전도사의 업무가 봉사활동이 아닌 근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전도사에게 지급된 사례금도 근로의 대가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례금을 근로의 대가로 볼 경우 종교 활동 자체가 금전적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진원두)는 강원 춘천의 한 교회 전도사 A 씨에게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원 춘천의 한 교회 담임목사 B 씨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만큼 A 씨를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B 씨가 A 씨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 및 퇴직금이 9400만 원을 넘고 전별금 명목으로 600만 원을 지급한 것 이외에는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이 판시했다.
1심, 전도사 근로자성 부정..."종교 활동에 따른 근로는 봉사"
검찰은 앞서 B 씨를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B 씨는 시간외 근로수당ㆍ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등 임금 약 7700만 원과 퇴직금 약 1700만 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A 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고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지 못한 만큼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B 씨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균형 있는 국민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1심은 교회의 종교 활동이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신앙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교회가 교인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운영되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이어 "종교 활동을 담당하는 성직자에게 지급되는 금원을 종교 활동이라는 근로의 대가로 보면 종교 활동 자체가 금전적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하게 돼 종교적 신념에 기한 자발성을 본질로 하는 종교 활동의 본질을 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교적 신념에 따라 종교기관에서 종교 활동으로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본질적으로 봉사활동이라고 봐야 타당하고 임금을 목적으로 한 근로의 제공으로 볼 수 없다"며 "봉사직에 대해 일정한 금전을 지급했다 해도 이는 생계 지원을 위해 근로의 대가가 아닌 은전 성격의 사례비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 1심 뒤집고 전도사 근로자성 '인정'...이유는?
2심 판단은 달랐다. A 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업무와 관련해 구체적인 지시ㆍ감독을 했던 점이 B 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본 교회에서 정한) 독립지교회 운영 규정에 따라 담임목사인 B 씨는 전도사 등 교회 교역자 채용뿐만 아니라 면직에 관해서도 최종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며 "(A 씨는) B 씨의 지시로 매주 주간사역보고서를 작성해 예배, 당직, 전화상담 내용 등을 B 씨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는 B 씨로부터 직ㆍ간접적으로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ㆍ감독을 받았다"며 "A 씨 업무 내용에 예배, 심방(교인들의 가정방문 활동) 등 종교 활동이 일부 포함돼 있다 해도 오로지 본인의 신앙이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자율적으로 영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종교 활동의 대가로 받은 금원도 근로의 대가로 인정했다. A 씨와 B 씨가 작성한 서약서에 '연봉제'라는 표현과 겸직 금지 조항이 있어 단순한 사례금이나 생활보조금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A 씨에게 지급된 사례금 명목의 금원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국민연금보험과 건강보험에 직장가입자로 가입했던 사실도 재판부 판단에 힘을 실었다.
재판부는 "설령 A 씨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종교기관인 교회에서 직분을 맡고 종교 활동의 일환으로 근로를 제공했다 해도 A 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해 그에 따른 보호를 받는지 여부는 종교적 교리 기타 종교의 자유에 의해 판단이 달라지는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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