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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2년간 3차례 근로계약 갱신만으로 갱신기대권 인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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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39회 작성일 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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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근로자와 회사가 2년동안 3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했다고 해도, 여러 사정을 살펴봤을 때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재판장 최병률)는 지난 9월 7일, 근로자 A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A는 금융감독원에 2015년 8월 경 전문사무원으로 입사해 속기 업무를 수행해 왔다.
금융감독원(이하 '회사')과 A는 2015년 7월 1일자 속기사 채용공고를 통해 계약기간을 8월부터 12월 말일까지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3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했는데 최종 계약기간은 2017년 8월 2일까지 약 2년 정도였다.
A가 속한 직역인 회사 전문사무원에 대한 안내사항에는 근로계약 관련 규정에서 "반기단위로 계약이 체결되며, 예산이나 정원 배정을 못 받으면 계약이 종료된다", "재계약 포함한 총계약기간은 최대2년이고 그 기간 이후 검증된 인력은 무기계약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었다.
회사는 계약이 종료되기 며칠 전, A에게 '근로계약이 8월 2일로 종료된다'는 통지를 통해 근로계약 만료를 알렸다.
이에 A는 "회사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는 형식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며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므로, 회사의 종료 통지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우리 판례는 계약직 근로자라고 해도 회사와 근로자 사이에 근로계약이 계속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다면, 근로자가 무기한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소위 '갱신기대권' 법리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먼저 근로계약 기간이 형식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을 정하고 있을 뿐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규정은 없다"며 "채용 공고에도 계약기간이 최대 2년이라고 명시된 점, 인사관리 절차에도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려면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형식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당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에 대해서도 "채용공고 등을 보면 2년 경과 후 근무성적 평가를 토대로 기간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기재돼 있을 뿐, 갱신의 구체적인 요건이나 절차는 없다"며 "근로계약이나 안내사항을 봐도 A는 2년이 지나면 근로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A는 "전문사무원 다수가 무기계약으로 전환이 됐다"며 갱신이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으며, 근로계약이 3차례 갱신되고 2년 동안 근로를 제공한 사정만으로 근로계약 갱신의 신뢰관계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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