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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노조 간부의 조합비 횡령, 회사 징계사유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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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235회 작성일 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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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간부가 노조 조합비를 횡령한 것도 회사에서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박성규)는 한전KPS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의 소에서 중노위가 내린 재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는 이 회사 근로자 80%가량이 가입한 노조에서 노조 사무처장을 역임하고 2016부터는 노조위원장으로 재임했다.
그런데 김 씨는 사무처장 업무 수행 당시 노조 자산구매사업 예산을 집행하면서 거래대금을 부풀린 후 되돌려 받는 수법이나 출장 인원을 부풀리는 등 조합비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고, 결국 유죄를 받고 징역형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1심단계서부터 주요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고, 국무총리실이나 국민권익위, 감사원에 김 씨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이나 진정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회사 블라인드 앱에도 이 사건을 성토하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회사는 결국 "김 씨가 공공기관직원으로 법령준수 및 청렴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고, 회사의 체면과 신용을 크게 실추시켰다"며 해임 등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에 김씨가 이 징계가 부당해고라며 지노위에 구제신청을 내자, 지노위는 징계 수위가 과다하다며 구제신청을 인용했고, 이에 회사가 불복해 재심신청을 했지만 중노위가 재심신청을 기각하자 회사가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
김씨는 소송에서 "회사와 노조는 별개의 조직이고, 근로시간면제자로 특별히 회사에서 근로하지도 않았다"며 "노조 조합비 횡령을 회사에 대한 직무상 위반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해 정당한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포상을 3차례나 받았고 징계를 받은 전력도 없는 점, (리베이트 형식의) 경비조성이 관행이었던 점, 횡령한 금액 중 개인적으로 취한 이득은 없는 점에 비춰보면 징계가 과중하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노조 내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고 국무총리실 등 정부기관에 인사조치 요구 민원이 제기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물의와 혼란이 야기됐다"며 "일반적으로 노조와 사업장은 불가분이고, 이런 물의와 혼란이 회사의 명예와 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직장 질서 유지를 저해했기 때문에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임 징계도 과다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기업에는 일반 사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의식이 요구된다"며 "김씨의 범행이 다수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노조 예산을 유흥비로 사용한 사실은 공기업인 원고의 명예와 신용을 상당히 손상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씨는 직접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리베이트를 통해 마련한) 활동비를 대외적으로 지출한 것은 노조 위원장 또는 간부들이고, 위원장도 선출직인 점에 비춰보면 노조 위원장이나 간부에 들의 위상을 강화하고 지지율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었다"며 "유흥비로 쓴 점 등을 봐도, 범행으로 인한 이익을 간적접으로나마 향유했다"고 판단해 회사의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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