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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유성기업, '쟁의행위 중 신분보장' 규정 있다면 개인 사유로도 징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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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49회 작성일 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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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사가 체결한 '쟁의 중 인사조치 제한' 단체협약 효력, 축소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
-1,2심 뒤집고 근로자측 손들어줘..."사유 불문하고 징계권 행사 안된다는 의미"
-재계 "10년 째 쟁의행위 중인데 징계는 꿈도 꾸지 말라는 건가"
쟁의행위 중 일체의 인사조치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신분보장 규정이 있는 경우, 회사가 근로자를 '개인적 일탈'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도 허용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 제3부(재판장 김재형)는 지난 11월 28일, 유성기업 근로자 A씨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2017다257869).
유성기업은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쟁의기간 중 어떤 징계나 전출 등 인사조치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쟁의 중 신분보장 조항(이하 신분보장 조항)'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지회는 2012년부터 장기간 쟁의행위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런데 과거에 직속 상사를 폭행하고 상해해서 징계를 받은 바 있는 근로자 A가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상사를 다시 반복적으로 모욕했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징계해고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근로자 A는 징계해고가 '신분보장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근로자지위 확인 가처분 및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A는 항소심에서 "(자신이) 노조 간부를 역임했고 쟁의행위에 적극 앞장 서 온데다, 직속 상사에 대한 항의도 쟁의행위와 관계 있다"며 "따라서 쟁의 중 신분보장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징계 절차에서 노조 측 징계위원이 참여하지 않고 사용자 측 징계위원들만 참여해 해고를 결의한 점도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성기업지회는 A의 징계를 의결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을 위해 회사가 노동조합 측 징계위원 5인이 참여를 요구했지만 불응한 바 있다.
원심인 대전고등법원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원심과 1심 재판부는 해고가 쟁의행위 기간 중 이뤄진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신분보장 규정은 노조 단체행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할 우려가 없는 경우까지 징계나 전출 등 인사 조치를 제한하는 취지로는 볼 수 없다"며 유성기업지회가 단체행동권을 보장받지 못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해고가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2016나17000).
또 "유성기업이 노조 측 징계위원 5인이 참여하는 징계위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노조가 불응한 것은 징계의결권 행사를 남용한 것"이라며 "사측 징계위원만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해고한 것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런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단체협약 같은 처분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에 기재된 내용대로 인정해야 하며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맺은 단체협약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신분보장 조항을 보면 '회사는 정당한 노동쟁의에 대해 쟁의기간 중 여하한 징계나 전출 등 인사조치를 할 수 없고, 쟁의행위 참가를 이유로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문언자체만 보면 징계사유 발생 시기나 내용에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에는 사유를 불문하고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처럼) 쟁의행위와 관련 없는 개인적 일탈에 해당하거나 노조 활동이 저해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신분보장 규정을 축소해서 해석하면 근로자에게 불리한 해석이고, 단체행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신분보장 규정의 도입 취지에도 반한다"며 "개별적 징계사유나 징계로 야기되는 구체적 결과에 따라 규정 적용여부를 다르게 취급하라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또 "쟁의행위와 무관하거나 개인적 일탈이라고 징계가 허용된다면, 회사가 임의로 징계권을 행사해 실질적으로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할 우려도 있다"며 "개인적 일탈이나 비위행위가 과연 쟁의행위와 관련이 없는 것인지 구분하는 것도 명확하지 않아 근로자가 불안정한 지위에 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을 위반해서 이뤄진 징계위원회 개최에 노조가 참여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유성기업 지회가 징계위원회에 불참한 것도 징계의결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유성기업이 사측 징계위원만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해고를 의결한 것은 징계절차 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근로자 측의 청구를 매척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계 관계자는 "유성기업이 10년 넘게 쟁의행위 중인데 그렇다면 그 기간 동안은 아예 징계를 하지 말라는 의미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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