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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지 술자리서 사망했어도 개인적 약속이면 업무상 재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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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33회 작성일 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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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지 술자리에서 현지인과 술을 먹던 중 사망했어도, 해당 현지인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등 업무와 관련이 없는 술자리였다면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박성규)는 최근 근로자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소송(20185구합7086)에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2015년 1월 모 회사의 영업부 부장으로 입사했고, 2월 중국 중경지사로 발령받아 근부해 왔다.
A씨는 중경지사 발령 후 6회에 걸쳐 약 1개월씩 장기간 중국출장을 갔고, 지사에서 혼자 근무하면서 건물 신축공사 현장관리, 중국 자동차 회사 납품 계약 체결 등을 총괄하고 있었다.
그런데 출장 중이던 8월 1일, 중국교포인 문모씨 일행과 술을 마신 후 근처 발마사지 가게서 잠들었다가 이튿날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A씨의 사인은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급성 심장사로 추정됐다.
이에 A씨의 아들들은 A시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사망과 업무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부지급 결정을 내렸다. 이에 유족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중국 출장 중 통역인의 업무 소홀과 중국어 학습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 중경지방의 높은 기온과 습도, 잦은 외근-출장과 정해진 휴무가 없는 불규칙적인 상시 근무 등 과중한 업무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태"라며 "그러다 신축공사 관계자인 문OO과 업무수행차 가진 술자리에서의 음주로 질병이 유발됐거나 기존의 질병이 급속히 악화돼 사망했으므로, A의 사망과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돼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망한 A와 문OO이 가진 술자리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수행의 일환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이 술자리에서의 음주로 발생한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밝힌 사실에 따르면 사망일에 함께 술을 마신 문 씨는 A가 기존 통역인과 분쟁을 겼을 때 도와주면서 사적 친분관계를 맺고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으며, 함께 마신 다른 한족들은 A와 업무상 관계가 전혀 없었다.
A씨가 사망 전에 회사 건물 신축 공사가 완료되면 문씨로 하여금 추가 공사를 진행하도록 하거나 다른 업무를 문씨에게 맡기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지만, 재판부는 "회사가 문씨와의 관계나 공사계약 진행에 대해 알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절차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또 "해외 출장으로 인한 근무환경 변화 등으로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동종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들에 비해 A가 수행한 업무가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족들이 신청한 근로시간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계산한 망인의 근무시간은 사망 전 1주 동안 88시간 38분, 사망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9시간 24분에 달한다"며 "A가 18:00 이후 통역인 또는 문씨와 통화한 기록이 있거나 이메일을 열람한 기록이 있는 경우 해당 시간까지를 모두 근무시간으로 포함시키는 등, 망인의 근무시간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노총 법률원의 한 변호사는 "사망 직전에 있던 술자리만 갖고 인과관계를 판단한 것"이라며 "출장 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람인데다, 회사는 몰랐다고 해도 회사 제출용 보고서에 작성된 사람과의 술자리도 업무상 관련성이 없다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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