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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현대차 남양연구소 협력업체 불법파견 부정...“장비점검은 연구업무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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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133회 작성일 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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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남양연구소 장비 점검업무를 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은 현대차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최근 사내 하청업체 불법파견 사건에서 연패 중이던 현대차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서울고등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윤승은)은 지난 9월 27일,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근로자 21명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1심과 달리 원고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근로자 이 모씨 등 21명은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소속으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 있는 자동차 연구개발 장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예방-점검 업무'를 맡아 왔다.
현대차는 예방-점검이 필요한 연구개발장비를 선정해 협렵업체와 예방-점검 계약을 체결해 왔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장비별 표준작업시간표나 월 점검계획을 작성해 현대차 담당팀에 송부했고, 이 과정에서 대상장비를 남양에너지관리시스템(NEMS)에 등록하면 담당팀이 등록을 승인하는 형식으로 일을 수행했다.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파견근로자이고 현대차가 사용사업주에 해당한다며, 파견 관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이들은 도급업무 계약에서 정한 작업건수 외에도 현대차 소속 근로자들의 요청을 받고 신규 장비 점검 같은 계약 외 업무를 하는 등 현대차의 지휘명령 하에 근로에 종사했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예방점검 업무가 남양연구소의 주요 업무인 연구개발 업무와 연동되며, ▲작업확인서를 작성해 현대차 직원의 확인을 받는다던지, ▲NEMS 시스템 사용을 통해 현대차가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직접 지시하고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현대차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면 지급받을 수 있는 돈에서, 협력업체서 지급받은 금액을 제외한 금원 총액 32억을 지급하라는 청구도 함께 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판부는 "남양연구소에서 근무하는 1만여 명의 현대차 근로자들은 대부분 연구직 근로자"라며 "이들의 주요 업무는 연구 및 개발 업무로, 협력업체 직원들이 맡은 예방점검 업무와 명확하게 구별돼 연동될 여지가 없고 대체가능성도 없다"고 판시했다.
또 "원고 근로자들이 업무 협조 차원이나 개인적 친분에서 현대차 소속 근로자들의 정비 업무를 일시적으로 도운 것일 뿐, 원청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돼 업무를 대신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계약 외의 업무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업무 방식이나 장비의 변경에 불과할 뿐"이라고 판단했다.
원청인 현대차가 작업확인서나 작업표준서를 작성케 한 것 역시 "예정대로 작업이 수행됐음을 확인한다던가, 업무수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 작업 관리 과정에서 사용한 NEMS 역시 장비 관리사이트일뿐 근로자별로 성과와 실적을 관리하거나 감독하는 것이 아니며, 종전 작업확인 과정을 전산화한 것에 불과할 뿐 지시나 통제 수단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추가로 ▲근로자 채용과 근로자별 작업 배치, 보직 변경은 협력업체가 스스로 했고, 세부적인 작업까지 현대차가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원청에 제출한 주간업무보고서나 월말보고서도 협력업체 업무 결과를 정리해 도급액을 청구하는 근거였을 뿐 근태관리를 한 증거가 아닌 점, ▲협력업체가 맡은 예방-점검 업무가 단순 업무 반복이 아니라 기술력이나 전문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1심 판결은 부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있다"며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 근로자측 관계자는 <노동법률>과의 통화에서 "근로자들이 바로 상고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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