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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적법하게 해고당했으면서 '부당해고 규탄' 현수막 게시는 명예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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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308회 작성일 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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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가 아니었음에도 직장과 관공서 앞에 회사가 '부당해고 했다'며 허위사실의 현수막을 게시한 근로자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재판장 조희대)는 지난 4월 25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2009년부터 택시회사에서 근무하던 A는 교통사고 처리를 하지 않는 등 지시를 불이행했다는 이유로 2014년 4월 해고됐다. 이후 8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기각 판정을 받았고, 2016년 3월에는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해고무효확인 등의 소에서도 패소한 바 있다.
그러자 A씨는 2017년 4월부터 약 7개월 간 도봉구청와 택시회사 앞에 대표가 부가세 감면분을 착복했다는 취지의 현수막과 '부당해고 자행하는 ○○교통 규탄한다!'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게시했고, 결국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당했다.
쟁점은 '부당해고'라는 표현을 허위사실로 볼 수 있냐였다. 명예훼손죄는 증명이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을 밝히는 경우 문제되며, 단순히 평가나 가치판단을 하는 의견표현만으로는 명예훼손죄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 기준이다.
A는 "부당하다는 의미는 사전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단순히 의견 표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A의 범죄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부당해고 자행하는 ○○교통 규탄한다!'는 현수막 및 피켓 옆에 '택시 노동자들이여 빼앗긴 우리 권리 찾기에 같이 합시다'라고 기재된 피켓을 게시한 것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A가 주장하는 부당해고는 "단순히 '적절하지 아니한 해고'라는 의견 내지 논평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는 해고이다'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허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고 판단했다.
부가세 감면분 착복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교통이 구청에 제출한 부가세 내역과 피고인에게 지급한 부가세 내역의 다른 것만으로 횡령이라는 결론이 나오지 않으며, 회사 대표가 횡령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점을 종합하면 A는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판단해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도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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