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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노조 사무실을 2km 밖에 제공···대전지법 “공정대표 의무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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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261회 작성일 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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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대표 노조가 아닌 소수노조 사무실을 사업장에서 2km 떨어진 외부에 제공한 것은 공정대표 의무 위반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오천석)는 지난 8월 28일, 신흥여객 주식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재심판정 취소의 소에서 중노위의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해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신흥여객 안에는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신흥여객지회 외에 전북 지역별 노조인 전북노조와 기업 노조 등 3개 노조가 있었다. 이 중 근로자 숫자가 가장 많은 전북노조가 교섭대표 노조로 결정된 바 있다. 근로자 120여명으로 구성된 회사 근로자 중 전북노조 조합원은 95명, 기업노조는 7명이며 공공운수노조 지회 소속 조합원은 13명이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12월, 회사와 전북노조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부속합의서에 "기존에 부여된 조합사무실 외의 노조에게는 회사 외부에 적당한 장소를 조합사무실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담았다. 이 회사는 이미 전북노조와 기업노조에는 사업장 내 별관 건물 2층에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고 있었다.
회사는 공공운수노조 지회에게 2km 떨어진 곳에 노조 사무실을 임대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공공운수노조는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을 두고 산별 노조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다"며 지노위에 시정신청을 했다.
전북 지노위서는 기각 결정을 받았지만, 이후 중노위에 신청한 재심신청에서는 회사의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판단 받아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회사가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
신흥여객 측은 "노조 사무실 제공은 회사 시설현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하며, 반드시 사업장 내에 제공될 필요도 없다"며 "별도의 여유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데, 기업별 노조 조합원이 줄었다고 기업노조의 사무실을 박탈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노동조합 사무실은 노조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뤄지는 공간이므로, 반드시 일률적인거나 조합원 숫자에 비례하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노조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사용자와 교섭대표 노동조합에게 부여되는 공정대표의무는 근로조건 뿐만 아니라 노조 사무실 제공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신흥여객의 판단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조 사무실은 조합원 모집 등 노조의 일상적 업무가 주로 이뤄지는 필수적 장소며, 이런 업무는 주로 회사 내에서 일어난다"며 "(그럼에도) 회사가 사업장에서 2km 떨어진 곳에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회사 측은 공간이 협소해 제공할 만한 장소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노조 사무실은 노조 간 크기가 모두 동일하지 않더라도 적절한 규모로만 제공되면 될 뿐"이라며 "사용하지 않는 빈 공간이나 기존 공간 재배치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도, 필요 최소한의 공간이 한곳도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중노위의 재심판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을 맡은 강호민 변호사(법무법인 오월)는 "회사가 물리적 공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교섭대표 노조와 기업 노조에게는 사업장 내에 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다른 노조에게는 사무실을 사업장 밖에 제공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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