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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대리점주에 ‘갑질’한 본사 임원 해고는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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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220회 작성일 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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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주를 상대로 지나친 갑질을 벌인 회사 임원을 해고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장낙원)는 지난 11월 21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2019구합57213).
A는 유명 아이스크림 업체인 H사에 1995년 입사해 영업부에서 일을 시작했고, 2017년에는 이사로 승진해 근무해 왔다. H사는 전국에 17개 대리점을 두고 대리점주에 아이스크림 배송업무를 위탁해 왔다.
그런데 대리점 관리 과정에서 A의 비위행위가 문제됐다. 수시로 대리점주들에게 '계약 해지'를 운운하며 이른바 '갑질'을 해온 것.
A는 한밤중에 대리점주들에게 술에 취한 상태로 전화를 걸어 "내가 관두는 한이 있더라도 다 자를 거야"라는 계약 해지 발언과 함께 욕설과 모욕성 발언을 쏟아 냈다. 또 대리점주의 부인까지 카카오톡 대화방에 초대해 '지금처럼 비즈니스하면 안 된다, 대리점주들이 일을 더 해야 하고 지금처럼 하게 되면 자를 수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고, 모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회사 차장, 대리와 함께 대리점주 5명을 동반해 필리핀으로 3박 5일 골프 여행을 간 자리에서는, 식사 도중 대리점주들에게 '지금처럼 하면 자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욕설을 해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와중에 부하 직원의 머리를 가격한 사실도 밝혀졌다.
결국 장기간에 걸친 A의 행동을 참다못한 대리점주들은 연합체를 결성해 회사 대표이사와 상무에게 원고의 앞서 본 행위들에 관한 자료를 제출했다. 이들은 회사에 'A가 영업책임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갑질 횡포를 했으므로 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밝혀진 비위는 심각했다. 대리점주들의 증언에 따르면 A는 시계나 골프와 관련된 선물을 받아왔고, 수 십 차례에 걸쳐 대리점주들에 요구해 유흥 접대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리점주들은 "A가 노조위원장이면서 영업부장을 겸해 회사에서 큰 힘을 가지게 됐고, 이후 대리점 관리 업무를 하면서 갑질이 시작됐다"며 "특정 제품을 집어 금품을 요구했고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대리점 계약해지를 얘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A의 갑질 행태는 부장 승진 이후 임원이 될수록 정도가 심해졌고, 상습적으로 계약 해지를 언급하면서 대리점주들에게 '잘리는 순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리점주 중 상당수는 A의 부하직원 출신이었기 때문에 A가 이들을 하대를 하는 것을 당연시 여겼다. 또 대리점주들은 A의 부탁을 거절할 경우 회사에서 잘릴까봐 걱정돼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결국 2018년 4월, 회사 징계위원회가 개최돼 해고가 의결됐고, 의결 다음날 회사는 A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A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했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중노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는 회사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해 거래관계에 있는 대리점주들로부터 회사 허가 없이 골프채 및 시계를 선물받았다"며 "회사 취업규칙에서 '회사 정책을 반복 위반하거나 그 정도가 심할 때', '사리를 도모한 때', '회사 허가 없이 금전, 재산, 향응 및 기타 혜택을 받는 경우'를 징계해고사유로 규정한 것에 비추면 정당한 징계사유"라고 판단했다.
필리핀 여행 중 대리점주들에게 폭언을 하고, 직원의 머리를 가격한 것도 "회사의 이미지나 명예를 해치는 언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정한 회사 취업규칙을 위반한 행위"라며 정당한 징계사유라고 판단했다.
A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기 때문에 회사가 내린 해고 징계에도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신이 대리점 계약 유지 여부에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 권력의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소위 '갑질'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갑질은 그 상대방에게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유발해 사업주가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만들 수 있고, 갑질 직원이 계속 근무할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되기도 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특정 기업이 '갑질'을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이미지가 실추는 물론, 불매운동으로 기업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위험성마저 있기 때문에 '갑질'을 한 직원에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징계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회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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