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법, “간부사원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자격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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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044회 작성일 20-10-13본문
현대차 간부 사원도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등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김주호)는 지난 8월 19일, 현대자동차 직원 현승건씨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지부를 상대로 청구한 조합원지위확인 소송에서 1심을 파기하고 현씨 측의 손을 들어 줬다. 현 씨는 자신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자격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조합원 가입 범위에서 제외해 왔다. 이에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2006년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와 별도로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일반직지회를 결성한 바 있다. 이후 일반직지회가 금속노동조합현대차지부에 "산하 조직으로 편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현대차지부는 2008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현대차 일반직지회 조합원은 규정변경과 동시에 조합원 자격을 가지며, 일반직지회의 경우 조직형태는 별도 지회로 운영한다"는 지부 규정(8조 3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이후 일반직지회는 활동 미비로 금속노조 안에서 사고지회로 분류가 되면서 2010년부터 활동이 중단됐다. 이후 이 사건의 원고인 현씨가 2013년 일반직지회에 가입하면서 집행부를 꾸리는 등 활동이 재개됐다. 현 씨는 1990년 현대자동차 주식회사에 입사해 현재 차장으로 근무 중인 간부사원이다.
이후 일반직 지회는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에 조직편제를 승인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따라 이 안건을 확대운영회의에서 논의한 지부는 결국 "일반직지회 조합원도 현대차 지부 조합원임을 확인한다"면서도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발생한 조합비 및 규정, 규칙 개정 등 후속조치가 완료된 날로 한다"는 조건을 달아 결의했다.
현씨는 2015년 6월,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지부는 "일반직지회 구성 및 운영 관련 세부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조합가입을 승인할 수 없다는 통지를 했다. 이에 현씨는 "지부 규정에 따라 일반직 지회조합원은 당연히 지부 조합원이 되는데, 세부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합가입을 부당하게 거부하고 있다"며 본인이 현대차 금속노조 조합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했다.
법원은 현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자의 노조 가입 행위는 헌법과 노조법에서 보장하는 단결권의 일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부 규정 8조 3항과 확대운영위원회 결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과장급 이상 직원으로 일반직 지회에 가입한 근로자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으로 지위를 갖게 된다"며 "현씨 역시 일반직 지회에 가입했으므로 금속노조 지부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조합가입에 결격이 되는 사유도 없다고 봤다. 지부 규정에서 '근로자 중 사용자에 해당해서 조합원으로 할 수 없는 자', '사용자의 이익을 위한다고 판단돼 조합 자주성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결의된 자' 등을 조합원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현씨가 여기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된 것.
재판부는 "현씨는 차장 직급이지만 현재 현대차 발안지점으로 전보 돼 인사나 급여 등 노무와 무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과장급 이상 직원이라고 일률적으로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이거나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지부는 "일반직 지회는 조직형태나 운영방식에서 자세한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일반 조합원에게 업무지시나 감독권을 행사할 우려가 있어서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 없이 조합가입을 승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논의가 미흡한 것이 현씨의 책임이 아니며, 금속노조 지부 조합원이 비조합원 범위에 해당하면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특별히 조합 가입을 거부할 만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현승건 씨는 이번 판결로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현승건 씨는 "조합원 자격이 없는 과장급 이상 근로자들에게 정년이나 연월차 수당 등 단체협약 일부 근로조건을 배제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현씨는 "이번 부산고등법원 판결에서 원고가 차장 직급임에도 현대차지부 조합원 자격이 있다고 판결함에 따라 현대차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 셈"이라며 "과장급 이상은 조합원 자격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다수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 이 판결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상고 여부를 두고 지부에서 내부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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