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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임원 사직해야 유효”, 단체협약에 조건 건 노조…법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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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873회 작성일 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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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임원이 퇴사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단체협약도 가능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단체협약도 당사자의 사적 계약인 만큼 조건부로 체결하는 것이 가능하며, 인사권이 사용자의 고유 권한이지만 노사가 임의로 교섭을 진행했다면 문제 없다는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민사부(재판장 박성인)는 지난 2월 5일, 노동조합과 노조 위원장 K가 사단법인 S를 상대로 청구한 "임금 및 단체협약 무효 확인 등의 소"에서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S 노동조합 (이하 노동조합)은 사단법인 S (이하 회사)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그런데 회사는 위원장 K를 2018년 1월 해고했다. 그러자 K와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됐고, 도중에 회사와 노조 사이에 화해조서가 작성됐다. 화해조서에는 "회사는 K의 명예로운 퇴사를 위해 해고처분을 취소하고 복직시킨다. K는 9월자로 의원사직하고, 회사는 퇴직위로금으로 2억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던 중 같은 해 8월, 한 노조가 '불법행위와 비리 규명'을 내용으로 경찰서에 집회 개최 신고를 냈다. 이를 알게 된 회사 총지배인 C는 노조에 "내가 사임 할테니 집회를 철회하라"고 했고, 이에 노조는 집회를 취소했다. 이를 받아들인 회사 대표이사도 총지배인 C가 2018년 12월에 퇴임한다는 확인서를 작성해 노조에 전달했다. 
 
결국 노조와 회사는 2018년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부속 합의서에 "C의 퇴직 이행을 재확인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2018년 임단협은 효력을 상실하며 K도 노조위원장으로 복직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단체협약에는 노조 위원장 K와 회사로부터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영입돼 교섭 업무를 위임받은 노무이사가 서명했다.
 
그런데 약속대로 K는 사직했지만, C는 해가 넘어간 후에도 계속 총지배인으로 재직을 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퇴임 확인서에 따른 C의 사임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단체협약은 무효이며 K는 여전히 회사 소속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낸 것.
 
반면 회사는 "부속합의서 내용은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결정권에 관한 사항으로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교섭을 체결한 회사 측 노무이사가 K와 공모해 단체교섭 권한 범위를 벗어나 K의 사적이익을 위해 체결한 것이므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도 부속합의서를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점, 조합원들도 2019년 1월까지 그 내용을 알지 못한 점을 보면 단체협약의 일부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C가 사임하지 않아 단체협약은 효력을 잃었고, 원고 K는 복직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교섭 업무 일체를 위임받은 노무이사가 체결한 것으로, 회사가 노무이사의 체결 권한 범위를 특별히 제한했다고 볼 증거는 없다"며 "교섭 당사자들이 서명하고 부속합의서에도 간인이 이뤄진 이상, 부속합의서도 단체협약과 일체의 문서"라고 판단했다.
 
이어 "개별 근로자 채용이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결정권에 속하긴 하지만, 노사가 임의로 교섭을 진행해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며 "단체협약도 당사자 간 계약인 만큼, 조건을 달아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법원은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았거나 회사와 노조가 부속합의서를 알지 못했다고 해도 강행법규나 사회질서에 위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단체협약은 무효이며, K는 복직해서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해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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