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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도래, 근로계약기간 만료 등 이후에 부당정직 등 구제신청과 구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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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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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전고등법원 2021-06-18 선고, 2020누12481 판결
  2. 저자 : 장영석
  3.  

【판결 요지】
부당해고 등 불이익처분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일반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와 그렇지 않은 근로자 사이에 경제적 불균형이 심하고 증거의 편재와 정보 접근성의 현저한 차이로 인하여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권리발생의 요건사실을 주장ㆍ증명하여야 하는 민사소송에서는 근로자가 부당해고 등을 주장ㆍ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는 고려에서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구제 방법에 따른 소송절차의 번잡성, 절차의 지연, 과다한 비용부담 등의 폐해를 지양하고 신속ㆍ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를 도모하는 데에 그 제도적 취지와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경제적 내지 사회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노동위원회 구제제도를 폭넓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가 반드시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구제신청을 하여야 한다면, 결국 정년이 임박한 근로자 또는 통상 2년 이하로 근로계약기간을 정하는 기간제근로자들의 경우에는 구제신청 기간이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기간인 3개월이 아니라 잔존 근로기간으로 한정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부당해고 등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도 반하게 된다.

 

1. 사건 개요

 

A공사는 2018.12.27. 원고에 대하여 정직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같은 달 31. 정년퇴직하였다. 원고는 정직으로 성과급이 감액되었으므로 정직을 다툴 구제이익이 있다며 2019.1.3.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정년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원고에게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구제이익)이 없다며 그 신청을 각하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제기한 재심판정취소의 소에서 제1심판결은,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 해고기간의 임금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으므로 임금상당액 지급의 구제이익이 유지되는데, 이는 이미 정년퇴직한 근로자가 종전의 정직기간에 받지 못하였거나 감액된 임금상당액의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한편 대상판결은,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추가 주장’, 즉 근로자가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하여 정직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와는 달리, 구제신청 당시 이미 위와 같은 사유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근로자가 부당정직의 효력을 다투던 기간 중의 근로관계의 불확실성에 따른 법률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이 없어 구제이익이 없고, 해고가 아닌 정직기간의 임금상당액 지급을 바라는 원고의 구제신청은 법적 근거도 없다는 등의 주장을 물리치고, 부당정직 구제신청 당시 이미 정년이 지난 원고에게 정직기간의 임금상당액 지급에 관한 구제이익이 있다는 판단을 보충하였다.

 

 

2. 구제이익 관련 판례변경과 근로기준법 개정

 

1)오랫동안 판례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구제이익을 부정했었다. 그러한 판례의 태도는 많은 비판을 받았었는데, 지난해 드디어 판례변경이 있었다(대법원 2020.2.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이하 “변경판례”라 한다). 이 판례변경으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는 등의 사유가 있어도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2)변경판례의 취지는 「근로기준법」(이하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개정(2021.5.18. 개정, 11. 19. 시행)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개정 근로기준법 제30조 제4항(신설)에서 “노동위원회는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정년의 도래 등으로 근로자가 원직복직(해고 이외의 경우는 원상회복을 말한다)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을 하여야 한다. 이 경우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에 해당하는 금품(해고 이외의 경우에는 원상회복에 준하는 금품을 말한다)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이하 “해고 등” “(해고가 아닌) 정직 등”이라 한다)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의 구제이익에 관한 논란은 정리되었다고 할 수 있다.

 

 

3. 대상판결의 의의와 개정 근로기준법의 적용에서 쟁점

 

대상판결은 변경판례,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위원회 구제절차의 취지, 나아가 근로기준법의 개정 취지와 내용에도 부합한다. 한편 판례변경에 이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의 구제이익과 관련한 쟁점이 상당 부분 해소되기는 하였으나, 개정 근로기준법의 적용에서 아직 남은 쟁점이 몇 가지 있다.

1)대상판결은, 정년에 이르거나 하여 원직복직이 불가능하여도 정년 이전 부당정직에 대하여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등에 대하여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행정적 구제절차의 본래 취지, 즉 탄력적이고 실효성 있는 구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해고가 아닌 정직에 대해서도 정직기간의 임금상당액 지급 등을 명할 수 있어야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해고가 아닌 정직기간의 임금상당액 지급을 바라는 구제신청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피고의 추가 주장은 노동위원회 구제절차의 본래 취지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었다. 대상판결이 그러한 주장을 물리친 것은 타당하다. 개정 근로기준법에서 부당해고는 물론 부당정직 등에 대하여 정년에 이르는 등의 사유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하여도 구제이익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대상판결과 같은 사안은 입법으로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2)대상판결은, 구제신청의 제척기간(3개월)이 지나기 전에 구제신청을 하였다면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당시 이미 정년이 지났거나 하는 등의 사유가 있어도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반면 피고는 구제신청을 하여 정직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이 지난 경우가 아닌, 대상판결의 사안처럼 구제신청 당시 이미 정년이 지난 경우에는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고, 피고의 주장처럼 앞의 경우에만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었다. 아마도 구제신청 당시 이미 정년이 지났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끝났다면 그때까지의 임금상당액 지급에 대한 구제명령만이 가능한데, 그것은 민사(법원의 판단)의 영역이지 행정적 구제절차의 영역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는,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구제 방법에 따른 소송절차의 번잡성, 절차의 지연, 과다한 비용부담 등의 폐해를 지양하고 신속ㆍ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를 도모하는 데에 그 제도적 취지와 의의가 있는 점, 다양한 노사분쟁에 대하여 노동위원회가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행정적 구제절차의 본래 취지, 즉 탄력적이고 실효성 있는 구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점, 그리고 근로자가 반드시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구제신청을 하여야 한다면, 결국 정년이 임박한 근로자 또는 통상 2년 이하로 근로계약기간을 정하는 기간제근로자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구제신청의 제척기간(3개월)이 잔존 근로기간으로 한정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부당해고 등으로부터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도 반하게 되는 점 등 대상판결의 해석론과 결론이 위와 같은 주장이나 견해보다 더 타당하다고 본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해석론과 결론은 개정 근로기준법의 적용과도 관련 있다(아래 3) ①).

3)개정 근로기준법의 적용과 관련하여 ①개정 근로기준법 제30조 제4항은, 변경판례의 사안처럼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 등의 효력을 다투던 중에 정년에 이르는 등의 경우만이 아니라, 대상판결의 사안처럼 구제신청 당시 이미 정년이 지났거나 하는 등의 경우에도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만약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은 경우에도 구제이익을 인정하려는 취지의 개정이라면 더는 논란이 없겠지만, 해당 규정만으로는 그러한 개정인지를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뒤의 경우에도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대상판결은 근로기준법 개정 및 시행 전 판결이지만, 개정 근로기준법의 해당 규정을 대상판결과 같이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②개정 근로기준법은, 원직복직이 불가능하여도 임금상당액 지급 등의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있는 사유를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정년의 도래 등”이라고 하여 근로계약기간 만료, 정년 도래를 구체적인 예로서 명시하였다. 근로계약기간 만료, 정년 도래 외에도 자발적 사직(퇴직), 당연퇴직(면직), 사업의 폐업 등 그 명칭을 불문하고 객관적으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사유라면,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있는 사유로 보아야 할 것이다.

 

장영석(전국언론노동조합, 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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