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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타 공장 집회 참가는 정당한 노조 활동...불법침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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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569회 작성일 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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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의 다른 공장에서 진행되는 집회에 참석한 것이 단체협약에 따른 정당한 노조 활동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회사가 공장 출입을 불허했다고 하더라도 노조 활동을 목적으로 한 집회 장소 출입이 '불법 침입'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는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소속 조합원 6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징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소수노조인 한국타이어지회(지회)는 회사와 노조 사무실 제공 관련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금산공장 본관 앞에서 집회 및 1인 시위를 열었다. 회사는 법원에 공장 본관 근처 특정 구역 내의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라고 결정했다.
 
지회는 이에 반발해 금산공장에서 천막농성과 집회를 이어갔다. 지회 조합원 6명은 천막 설치ㆍ농성을 진행하거나 집회에 참석했다. 이 중 대전공장 조합원은 3명이었다. 대전공장 조합원인 A 씨와 B 씨 2명은 회사의 공장 출입 불허에도 금산공장에 출입한 후 집회에 참석했다.
 
회사는 협의 없이 집회와 시위를 진행하고 천막을 설치했다는 이유로 6명에게 감급ㆍ경고ㆍ견책 등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 씨와 B 씨에게는 금산공장 불법 침입을 이유로 경고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조합원 6명은 징계처분이 부당징계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충남지노위는 구제신청 모두를 기각했다. 중노위는 A 씨와 B 씨에 대한 금산공장 불법 침입과 관련한 징계는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다만 나머지 징계에 대해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고 봤다.
 
법원은 A 씨와 B 씨의 금산공장 출입을 불법 침입으로 볼 수 없다며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는 단체협약에 따라 보장되는 범위 내의 노조 활동(집회)에 대해 부당한 참여 인원 제약을 가하고, 회사가 출입을 불허했다"며 "이러한 부당한 제약에 불응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하지 못한 노조 활동이 되거나 '불법 침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의 금산공장 보안관리규정이 정당한 노조 활동을 목적으로 한 출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출입이 허용되는 경우 '노조 활동 참가'라는 목적을 밝히고 보안관리 담당자를 통해 확인 절차를 거쳤다면 보안관리 절차를 준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집회도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에서 질서정연하게 이뤄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사내질서를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대전공장 조합원이었던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대전공장 조합원 참가를 제한할 경우 집회 규모가 현저히 축소되는 만큼 회사의 참가 불허는 합리적인 제약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천막 설치'와 관련해서는 정당한 노조 활동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회사와 사전 협의와 통보 없이 천막을 설치한 B 씨와 또 다른 대전공장 조합원 C 씨에 대해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이나 대응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회사의 출입통제 및 보안관리 자체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회사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조 사무실과 관련해) 그간 수차례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었고, 비록 아직 쌍방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지회가 천막을 설치하고 유지하는 방식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협상이나 기타 평화적인 노조 활동을 통해 노조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천막을 설치하고 유지했어야만 할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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