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학회 기준 미달된 진폐증 검사결과 신뢰성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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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753회 작성일 21-10-27본문
진폐증 환자의 폐기능 검사 결과가 학회 기준에 미달됐더라도 진폐장해등급을 조정할 만한 신뢰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8부(재판장 이종환)는 광업소에서 일하다 진폐증을 앓았던 A 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장해등급 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달 14일 "공단이 유족에 대해 한 A 씨의 장해등급을 7급으로 결정한 처분을 취소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A 씨는 약 13년 동안 광업소 채탄부로 일하다 1982년 진폐증 진단을 받은 뒤 진폐장해 11급으로 분류됐다. 2018년 진폐증이 악화되자 공단에 진폐요양급여를 신청했고 한 대학병원에서 폐기능 검사를 받았다. A 씨는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단에 진폐장해등급을 3급으로 분류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진폐보상연금 차액을 지급해달라고 청구했다.
공단은 A 씨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재검사를 받도록 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폐기능 검사지침에 따르면 오류 없는 검사 결과가 5회 중 3회 이상 나올 때까지 검사를 반복해야 하지만 A 씨의 경우 2회만 충족했다는 이유다.
A 씨가 재검사 전 사망하자 유족은 진폐장해 3급을 전제로 진폐보상연금 차액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공단은 A 씨가 사망해 재검사를 할 수 없다면서 장해등급을 7급으로 분류했다. A 씨는 공단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법원은 A 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학회 지침은 적합성 기준을 충족하는 검사를 원칙적으로 3회 이상 실시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적합성 기준에 맞지 않았다 하더라도 꼭 부적절한 검사라고 하기 어렵다'고 규정한다"며 "적합성을 만족하는 검사를 3회 이상 실시하도록 하는 것은 반드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판독자는 검사 결과가 기준에 다소 미흡해도 검사대상자의 건강상태, 적합성 기준을 만족하는 검사수치가 재현성을 만족하는 정도 등을 종합해 폐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고용노동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검사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2회 이상 기준을 만족해도 검사 신뢰성을 인정하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해당 병원은 A 씨의 폐기능 수치와 당시 6초 이상 호기(내쉬는 숨)를 지속하지 못한 경우가 3번인 점을 고려해 더 이상 검사를 지속하기 힘들 것으로 봤다"며 "나머지 2회 검사만으로도 A 씨의 심폐기능을 판정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공단 병원의 폐기능 검사에서도 심폐기능이 중증도 장해로 동일하게 평가됐다"며 "A 씨의 진폐장해등급은 3급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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