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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 없이 투자업무 수행했어도 해고 부당”...대법 간 경찰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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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634회 작성일 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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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제회가 사내 보고나 결재 없이 투자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징계해고한 사건이 결국 대법원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경찰공제회 징계해고가 정당하다고 본 중앙노동위원회가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것이다.
 
8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7행정부(재판장 서태환)는 부동산 투자 업무 관리자로 일하다 해고된 경찰공제회 전 직원 A 씨가 중노위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추가로 제출된 증거들을 보더라도 1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중노위는 선고 이후 대법원에 상고장을 낸 데 이어 지난달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A 씨 측도 최근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징계사유 7개 중 '결재 누락' 등 5개 인정
 

공제회는 2018년 한 자산운용사와 300억 원 범위 내에서 보통주나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A 씨는 투자 업무 관리자로 일하면서 자신을 자산운용사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은 공제회 사업개발이사에게만 구두로 보고됐다.
 
결국 이사장 결재 없이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전환사채에 대한 신용평가를 누락했다는 등의 7가지 사유로 2019년 징계해고됐다.
 
A 씨는 "7가지 징계사유는 투자 진행 과정에서 절차 하나하나를 문제 삼은 것"이라며 "관례에 따라 관리자가 처리했던 것이거나 생략됐던 절차, 최종 결정ㆍ실행 단계에 이르지 않아 아직 보고하지 못했거나 최종 결재를 보고하지 않은 것을 절차 위반이나 결재 없이 진행한 것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지노위는 A 씨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 수위가 과하다고 봤지만 중노위는 정당한 해고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중노위 판정이 위법하다고 보고 A 씨 손을 들어줬다. 징계사유 7개 중 5개만 인정한 것이다. 전환사채 신용평가를 누락하고 법률자문 절차를 위반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았다.
 
1심은 "이 사건과 같은 사외이사 선임이 사업개발이사 전결사항으로 규정돼 있지 않고 이 투자 이전에는 이사장 결재를 받고 투자받는 회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됐었다"며 "투자가 성사되지 않아 실제 사외이사로 선임되지는 않았지만 이사장 결재를 받지 않고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한 것은 직무상 의무위반 행위"라고 설명했다.
 
전환사채 신용평가 누락과 관련해서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A 씨가 고의적으로 신용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직무상 의무위반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A 씨가 신용평가 자료를 대신해 자산운용사 대주주로부터 물적 담보를 제공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공제회 리스크관리실이 이 방안에 따른 리스크 분석을 시행한 점을 판단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자산실사 용역업체를 임의로 선정하고 투자 과정에서 허위보고가 있었던 점은 징계사유로 인정됐다. 법률자문 절차를 위반한 사실도 직무상 의무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배임 의사 갖고 결탁한 것 아냐...해고 부당"
 
법원은 그러면서도 A 씨 비위 행위가 무겁다고 볼 수 없고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심은 "A 씨의 징계사유에도 이 사건 투자와 관련한 총 3단계 심의ㆍ의결 절차를 통해 정상적으로 심사가 진행됐고 투자 불가 결정이 내려져 공제회에 특별한 재산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A 씨가 공제회에 대한 배임 의사를 갖고 자산운용사와 공모하거나 결탁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고 부당한 이득을 취득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징계사유 일부가 인정되지 않고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중해 위법하다"며 "중노위 판정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도 중노위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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