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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죽만 울린 정부 산재재심사위 개선계획] 전문성 키운다면서 조직개편·제도개선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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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599회 작성일 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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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죽만 울린 정부 산재재심사위 개선계획] 전문성 키운다면서 조직개편·제도개선 빠져
“산재 전문가 확충해야 법리적 상당인과관계 판단 가능” 비판 제기






▲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 홈페이지

2018년 8월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12개 제도개선 권고안을 내놓았다. 산재재심사위 위원의 전문성 부족과 불투명한 운영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이를테면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107조에 규정된 위원 자격과 관련해 “판사·검사·변호사 또는 경력 10년 이상의 공인노무사”를 “경력 10년 이상의 판사·검사·변호사·공인노무사”로 바꾸라는 식이다. 전문성 없는 율사들이 산재재심사위 위원으로 산재노동자 생계를 쥐락펴락하는 문제를 비판한 것이다. 권고에는 임상의사 참여 축소, 퇴직 관료의 위원 위촉 관행 개선, 교육프로그램 마련, 결정서 공개,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맡는 위원장을 외부 전문가로 위촉 같은 내용이 들어갔다. 당시 개혁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노동부는 권고를 수용한다고 했지만 실제 수용된 권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산재재심사위 제도 운영 개선계획을 마련했다. 6일 <매일노동뉴스>가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보고된 개선계획을 입수해 살펴보니 제도개선안은 모조리 빠졌다. 변죽만 울린 것이다.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안은 없이 심리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위원 간 재결사례와 주요 판례 등을 공유하고 심사관 직무교육 강화를 통해 심리회의 질을 제고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위원 이석현황 관리·증거조사 강화
개선계획에 따르면 노동부는 산재재심사위 신뢰성 강화와 산재노동자 실질적 권리보호를 위해 심리회의 운영체계를 개편한다. 핵심내용은 이렇다. 노동부는 위원들이 자신의 도장을 사전에 맡긴 채 회의 진행 중 이석하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심리회의 결과보고 때 이석 현황을 명시해 위원 재위촉시 반영한다. 재해자 재해사실 입증을 위해 마련된 현장조사 강화를 위해 증거조사 신청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근로복지공단과 연계해 연 1회 이상 심사관 대상 현장조사 사례를 교육한다. 심리회의 상정 안건수 최적화를 위해 위원을 60명에서 90명으로 증원하고, 심리회의를 3주 7회에서 8회 이상 개최한다. 심리회의 1회당 상정 안건수도 30건 내외로 조정한다.
심리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위원 워크숍(연 1회)과 위원 간담회(연 1회)를 통해 재결사례와 주요 판례, 변경된 업무지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심사관 직무교육 강화와 심리회의 지원에 필요한 의학 전문지식과 관계 법령에 관한 교육을 올해부터 연 10회 이상 한다.
행정개혁위 권고와는 방향 자체가 다르다. 개혁위는 “심리회의 참여 횟수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라”고 권고했는데, 주요 이유는 “특정 위원이 과도하게 참여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사무국 심사관과 산재재심사위 위원 교육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를 이수한 뒤 업무를 담당하고 심의회의에 참여하게 하라”고 명시했다. 교육 이수를 강제한다는 면에서 노동부 개선계획과 차이가 있다.
재해자 구제 위한 산재재심사위 변화 요구
노동부는 위원 확충과 최신판례 공유 등을 통해 산재재심사위에 대한 신뢰성과 전문성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산재 재심사 청구를 심리·재결하는 산재재심사위가 이번 개선계획으로 행정심판위원회로서 재해자 구제기능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권동희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개선안과 관련해 “형식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심리회의 상정 안건수를 줄이고 심사관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임에도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이라며 “의학적 인과관계에 치우친 산재재심사위 논의를 실질적인 법리적 상당인과관계 판단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권 노무사는 “근골격계질환만 하더라도 의학영상자료 몇 번 보고 판단할 게 아니라 법리적 관계에서 제대로 봐야 한다”며 “산재재심사위의 행정소송 패소율이 높다는 것은 결국 실질적인 법리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산재 관련 법률·의학지식을 가진 전문가로 위원을 구성하는 등 인적·조직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위원 30명 확충을 통해 인적 확대가 이뤄졌다”며 “산재 전문가 인력확충과 관련해서는 산재재심사위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철 의원은 “노동부의 무관심 속에 그간 산재재심사위 행정개혁 문제가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며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만든 취지를 생각하며 산재재심사위가 재해자 구제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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