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노련] 법원, 소수노조와 협약은 교섭대표노조 권리 침해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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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201회 작성일 23-02-23본문
파리바게뜨지회 “2018년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 부당노동행위 시정일 뿐 교섭권 침해 아냐”
지난해 11월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 인력공급업체인 피비파트너즈는 사회적 합의 검증 등을 위한 노사 협약과 부속 협약을 체결했다. 노사 협약의 배경이 된 사회적 합의는 파리바게뜨 운영사인 파리크라상이 행한 제빵·카페 기사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도출했다. 그러나 합의 이행 여부를 두고 노사가 대립했고, 그 과정에서 노조 와해와 승진 차별 등 파리바게뜨지회와 조합원에 대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혐의가 대두됐다.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는 노동위원회에서 인정됐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도 지난해 10월 피비파트너즈의 주요 임원·관리자를 승진 차별과 노조 탈퇴 종용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수년째 이어진 노사 갈등을 해소하려는 취지로 화섬식품노조와 피비파트너즈는 노사 협약을 맺었다. 주요 내용은 ▲2018년 사회적 합의 이행사항 검증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대표이사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부당노동행위자 인사 조치 ▲차별 없는 승진 평가 ▲제빵·카페 기사의 휴가권 보장을 위한 단체협약 시정 등이다. 노사는 ‘사회적 합의 발전 협의체’와 ‘노사간담회’를 통해 협약 내용을 이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민사5부(재판장 박남준)는 지난달 31일 해당 협약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협약 내용이 교섭대표노조의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체결권을 침해했다는 판단인데, 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노조(위원장 전진욱)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내린 결정이다. 피비파트너즈는 복수노조 사업장으로, 피비파트너즈노조가 교섭대표노조고 파리바게뜨지회는 소수노조다.
전경원 피비파트너즈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협약이라 하더라도 그 주된 내용은 결국 급여 등 노동조건과 연관돼 있다”며 “그 협약이 지회의 조합원에게만 적용되더라도 결국 피비파트너즈 전체 종업원의 노동 조건에 영향을 끼치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파리바게뜨지회가 한 노사협약은 노동조건에 대해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교섭대표노조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생각해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법원 판결에 반발한 공동행동은 21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노사 협약에 대한 효력을 정지시키라는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노조 파괴, 승진 차별 등 불법행위에 대한 해결과 재발방지 대책 역시 중단될 상황에 처했다”고 규탄했다.
권영국 공동행동 상임대표는 “(화섬식품노조와 피비파트너즈가 맺은) 협약은 소수노조 조합원에게 특혜를 달라는 내용이 아니었다. 오래전 맺은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 제대로 협의하자는 것이다. 또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고 있는 사항들(보건휴가·연차휴가 보장, 휴게시간 보장 등)에 대해서 법을 지켜달라고 한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 어떻게 단체교섭권을 침해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파리바게뜨지회 법률대리인인 손명호 변호사는 ”(법원의 판결은) 노조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손명호 변호사는 “법원은 ‘교섭대표노조가 정해졌으니 교섭대표노조가 아닌 소수노조는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관련한 아무런 협약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기존 합의에 대한 이행 여부를 이야기하는 것조차 막겠다는 것은 소수노조의 입을 아예 막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파리바게뜨지회는 “이번 협약은 회사의 사회적 합의 불이행과 부당노동행위, 그리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단체협약 내용 등의 불법행위를 시정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불법행위 시정이라는 내용에 대한 검토 없이 단지 소수노조가 단체교섭 사항에 관해 협약했다는 이유로 (교섭대표노조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 침해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피비파트너즈는 해당 가처분 결정에 대해 지난 14일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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