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한국노총 28대 임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이 단일화했다. 노조 선거로서는 이례적으로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했다.
두 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회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이 선택한 현장대표로 거듭나 한국노총의 혁신과 노동자를 위한 진심을 바탕으로 단결하겠다”며 “백척간두에 선 한국노총과 노동운동을 위해 제대로 싸우고 당당하게 교섭하겠다”고 강조했다.
14~15일 3차례 ARS조사로 정·부 후보 결정
두 위원장은 내년 치를 한국노총 선거에 각각 출마선언을 했지만 단일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6일부터 단일화 협상을 시작한 두 위원장은 ARS방식으로 27대 임원선거 당시 대의원에게 위원장후보와 사무총장후보 적합성을 조사해 다득표자를 위원장후보로 선출하는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했다. 14일 오후 5시30분~6시30분과 15일 오전 9시30분~10시30분, 12시30분~1시30분 세 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한 결과 근소한 차이로 김만재 위원장이 위원장후보로 선출됐다. 박해철 위원장은 사무총장후보로 동반출마한다. 구체적인 득표수는 비공개하기로 했다.
김만재 위원장은 “누가 위원장 또는 사무총장 후보가 되든 마음을 비우고 현장만 보고 현장 중심의 노총을 실현하고자 합의했다”며 “일하는 한국노총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노동개악 시도가 파고처럼 몰려오고 있다”며 “결심한 만큼 파고를 힘 있게 타파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해철 위원장은 “지난 3년간 한국노총은 코로나19에 따른 영향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식물이 됐다”며 “윤석열 정권의 노동개악·노동탄압을 넘어선 노동말살 정책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후보는 김만재·박해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50만 한국노총 현장 조합원이 가슴 뛰게 하는 한국노총을 만들고 한국노총의 주인이 현장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전환기 노동개악 못 막으면 노총 미래 없다”
이들은 현 한국노총 집행부가 노동현장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해철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 가운데 열악한 현장이 많았음에도 노총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현장의 아픔과 어려움을 토로해도 노총 집행부는 함께 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노총의 주인은 현장 조합원임에도 도리어 주인대접을 못 받고 있다”며 “주인인 현장 조합원을 잘 받들어 조합원이 한국노총 깃발 아래 하나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만재 위원장은 “김만재와 박해철의 투쟁 이미지가 강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지금 현장에서는 투쟁하는 강한 한국노총을 원한다”며 “다가오는 복합 대전환기에 노동개악 파고를 막아 내지 못하면 한국노총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두 위원장이 단일화를 하면서 내년 1월 치르는 한국노총 선거는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명 현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이 출사표를 냈다. 입후보 등록은 26일부터 30일까지다. 선거는 내년 1월17일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