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미흡하거나 사라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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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2,022회 작성일 19-05-08본문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미흡하거나 사라지거나'
노동단체 '문재인 정부 2년, 노동정책 평가' 보고서 발행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하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노동계가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동 분야 적폐청산을 위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출범 등 집권 초기 개혁 드라이브에 박수를 보냈다. 2년이 지났다. 5월10일이면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잘 이행되고 있을까.
노동단체의 한 정책연구원은 5월7일 발행한 '문재인 정부 2년, 노동정책 평가' 보고서에서 "2년 동안 노동정책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분야별 핵심 정책과제들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책연구원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노동기본권 및 노사관계 △비정규직 노동 및 차별해소 △최저임금·노동시간·노동조건 개선 △여성 노동 등 4개 분야 68개 정책과제 이행 여부를 분석한 결과다. 정책연구원은 "문재인 정부가 초심으로 돌아가 핵심 정책과제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라진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노동기본권 및 노사관계' 정책이행은 낙제 수준이다. 13개 주요 정책 중 2대 지침 및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지침 폐기, 노동인권교육 활성화,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 등 3개 과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이행되지 않았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사관계 법·제도 개선 과제는 '사회적 대화'로 떠넘겨진 상태다. 불평등·양극화 해소의 유력한 정책수단으로 제시됐던 단체협약 적용범위 확대와 효력확장 제도정비는 아예 국정과제 수립 단계부터 빠졌다.
'비정규직 노동 및 차별해소'는 정부 의지가 눈에 띄게 약화된 분야로 꼽혔다. 13개 주요 정책 중 '이행' 평가를 받은 정책이 없었다. 연구원은 "산업안전 분야에서 원청 책임을 일부 인정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제외하면 비정규직 법·제도 개선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민간부문으로의 정규직 고용관행 확산을 위한 구체 이행계획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용사유 제한 제도 도입 등 상시지속·생명안전업무 정규직 채용 원칙 확립, 차별시정제도 전면개편 과제는 '전문가 TF'를 통해 제도개선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 이행계획은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근로기준법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겠다는 공약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연구원은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이행시기가 늦춰지는 것을 넘어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가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2017년 7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됐던 비정규직 정책과제가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노동시간 정책 밑에서부터 훼손"=연구원은 특히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분야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산입범위 확대로 효과가 반감됐다.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는 30인 미만 사업장 특별연장근로 8시간 허용(2021년 7월1일 시행)과 휴일근로 중복할증 폐지로 빛이 바랬다.
연구원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은 공식 폐기한 것을 넘어 최저임금제도 개악을 통한 최저임금 인상 억제정책으로 후퇴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최종 결정단계에서 노동계를 배제하는 등 추가 개악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탄력근로제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반면 장시간 노동 근절을 위해 필수적인 포괄임금제 규제와 근로감독 강화는 차일피일 미루면서 사업장 근로감독 기조가 유연하게 바뀌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 노동시간단축 정책이 밑에서부터 훼손될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기대를 모았던 정리해고 및 희망퇴직 남용방지, 사직숙려제 도입 같은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법·제도 개선과제는 이제 막 연구를 추진하거나 실종된 상태다. 연구원은 "사실상 정책과제 이행 포기"로 봤다.
여성노동자 임금격차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원은 "성별 임금격차와 함께 여성 일자리의 저임금·비정규직화 문제가 심각하지만 개선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가 행정부 권한으로 가능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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