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8대 한국노총 임원 선출을 위한 선거인대회에서 김동명 위원장·류기섭 사무총장 당선자가 무대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임기가 겹치는 한국노총 3년을 이끌 28대 위원장과 사무총장에 기호 2번 김동명-류기섭(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가 당선했다. 김동명 위원장 당선자는 “조합원을 지키고 우리 일터를 지키기 위해 대화든 투쟁이든 현장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간 유연화와 노조탄압에 맞서 대정부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어떤 고난 있더라도 현장·조합원 지키겠다”

김동명-류기섭 후보조는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8대 임원선출을 위한 정기선거인대회에서 결선투표 끝에 선거인단 52.4%의 지지를 받아 당선했다. 3파전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기호 2번 김동명-류기섭 후보조는 선거인단 3천940명 중 3천550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에서 1천860명의 지지를 받았다. 결선투표에서 경쟁한 기호 1번 김만재-박해철 후보조는 47.2%(1천675명)를 득표해 석패했다. 두 후보 간 표차는 185표다. 무효는 15표다.

당선자는 결선투표 끝에 가려졌다. 1차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단은 3천724명이다. 이 중 기호 1번 김만재-박해철 후보조는 1천369표(36.8%), 기호 2번 김동명-류기섭 후보조는 1천608표(43.2%), 기호 3번 이동호-정연수 후보조는 740표(19.9%)를 받았다. 무효표는 7표가 나왔다. 과반(1천863표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1·2등을 한 기호 2번 김동명-류기섭 후보조, 기호 1번 김만재-박해철 후보조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이어졌다. 3년 전 52표 차로 김만재 후보에게 승리했던 김동명 후보는 이번에도 결선투표 끝에 승리를 움켜쥐었다.

기호 1번 김만재-박해철 후보조와 기호 3번 이동호-정연수 후보조의 선거연대는 결선투표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1차 투표에서 1천369표를 받았던 기호 1번 김만재 후보조는 결선투표에서 306표를 추가로 얻는 데 그쳤다. 기호 3번 이동호 후보조가 받았던 740표 중 절반도 가져가지 못한 셈이다. 기호 2번 김동명 후보조는 1천608표에서 252표를 더했다.

김동명-류기섭 후보조의 당선 후 첫 일성은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 저지다. 김동명 위원장 당선자는 당선인사에서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현장과 조합원을 지키겠다”며 “노동자와 국민에게 신뢰받는 한국노총, 노동자 중심의 산업전환을 만드는 한국노총, 지역을 살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노총 28대 집행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류기섭 사무총장 당선자는 “반노동 정권에 맞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조합원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윤석열 정권이 반노동 정책과 노동개악 시도를 멈추지 않으면 한국노총과 회원조합은 강력히 저지하고, 노동이 주도하는 연대 활동으로 노동중심의 산업전환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상시투쟁기구 구성, 범국민회의 추진

김동명-류기섭 후보조는 선거 과정에서 한국노총 중앙과 지역본부에 노동개악에 맞서는 상시투쟁기구를 구성하고, 사회대전환을 준비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범국민회의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사무총국에 지역국을 신설해 지역 고용·정책을 뒷받침하고,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모든 노동자를 위한 보호법 제정에 적극 나서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정기선거인대회 전체 선거인단 3천940명 중 여성은 1천366명(34.7%), 남성은 2천574명(65.3%)이다. 여성할당제 30% 부여 기준을 준수했다. 1차 투표 투표율은 94.1%, 결선투표 투표율은 89.4%를 기록했다. 양자 대결로 치러졌던 3년 전 27대 임원선거 투표율은 93.8%다.

김동명-류기섭 당선자 임기는 한국노총 선거규정에 따라 선거일부터 7일 후인 24일부터 시작된다. 24일이 연휴여서 공식 활동은 25일부터다.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