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노조

CJ제일제당노조가 회사의 불성실한 임금·단체교섭에 항의하며 쟁의행위를 준비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 설립 70년 만인 올해 3월 설립신고증을 받고 사측과 교섭을 해 왔다.

2일 식품산업노련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6.27%가 찬성했다. 노조 조합원은 1천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투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투표에서 조합원들의 분노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투표율 등을 공개하지 않는 까닭은 회사에 대한 극도의 불신 때문이다. 노조활동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사측에 전달하지 않겠다는 게 노조측 설명이다.

노사는 지난 4월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9월15일까지 격주 단위로 10차례 임금·단체교섭을 했다. 사측 요구에 따라 노사는 근무시간 외 공장 밖에서 교섭을 했다. 원만한 교섭을 위해 공장 안에서 근무시간 중 대화하자는 노조 요구는 끝내 수용되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9월28일 개최한 첫 노동쟁의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성 요구에 대해 회사는 검토하겠다는 판에 박힌 말을 되풀이했다”며 “중노위 조정위원들이 노사신뢰를 쌓기 위해 교섭 정례화 등 기본적인 교섭 틀을 만들라고 제안했지만 사측은 이마저도 묵살해 한 차례 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조정중지 결정 이후 임단협은 차수만 늘어가고 있다. 연맹은 지난 1일 열린 13차 교섭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아 직접 참여하겠다고 CJ제일제당측에 전달했다. 13차 회의에 사측은 불참했다. 노조는 교섭 개최를 계속 요구할 방침이다. 사측이 교섭에 불참하면 교섭해태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조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구사했던 시간끌기 소모전과 노사협의회를 통한 노조 무력화를 CJ제일제당이 따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쟁 준비는 다 해 놓았다”고 말했다. 연맹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면 파업 말고는 답이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