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엘(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모기업인 SPC그룹과 그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감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노총은 17일 성명을 내고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SPC와 계열사를 포함해 철저히 조사하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제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5일 사고 발생 후에 보인 SPC와 노동부의 대응은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SPC는 사고 이튿날 사과 대신 자사 홍보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노동부는 작업중지 범위를 매우 협소하게 설정해 고인이 일한 장소 인근에서 동료들이 계속 작업을 하게 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한국노총은 “SPC는 파리바게뜨에 납품하는 재료 작업을 하다 죽은 노동자에 대해 애도하기는커녕 관련 기사를 덮으려 (파리바게뜨 런던매장 개점 홍보를) 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대통령까지 관련 사고를 언급하고 국정감사까지 사건이 확대하고서야 사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노동부를 향해서도 한국노총은 “방호장치가 없는 혼합기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서 죽은 노동자의 선혈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동료 노동자들은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며 “노동부의 감독행정은 안이하고 부실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뒤에 사후감독·특별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현장 노동자들은 또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정부는 중대재해가 다발하거나 다수가 사망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기계를 다루던 노동자 A씨(23)가 기계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해당 기계는 덮개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