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노조 파업을 방해했다며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를 신청했다.

노조는 “사용자협의회가 13일 39개 금융회원사에 2022년도 금융노조 파업 관련 대응방안을 공문으로 보냈고, 공문을 받은 사용자들이 조합원의 파업 참가를 방해하고 있는 것을 조합원 신고로 인지했다”고 15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사용자협의회는 공문에서 △노조 집행부 및 조합원 파업 자제 설득 △엄격한 근태관리 △집단연차 사용불허 같은 내용을 명시했다. 노조는 “사용자쪽이 사용자협의회 공문을 따르거나 자체적 판단 또는 부주의로 부당노동행위를 하면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10일 파업 부당노동행위 신고센터를 39개 지부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사용자협의회에도 부당노동행위에 엄정대처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금융 노사는 지난 14일 오후 대대표교섭을 했지만 소득 없이 종료했다. 노조는 당초 요구안인 임금인상률 6.1%를 5.2%로 수정하고, 주 36시간(4.5일제) 도입도 일부 노동자로 한정해 1년간 시범실시하자고 요구했다. 사용자쪽은 2.4% 인상안을 제시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2.4% 인상안 마저도 파업을 안 한다는 전제가 붙은 모욕적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노조 파업에 대비한 금융권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IT인력을 포함한 대체인력 확보대책 △시나리오별 영업점 운영계획 △주요 전산장비·전산시설 보호대책을 점검했다.

김 부위원장은 “노사 간 대화를 통해 입장차이가 원만히 조율되길 기대한다”며 “소비자와 기업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비상대응 계획을 시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감독원에 종합상황본부를 설치해 파업에 대응할 방침이다. 파업 당일에는 은행 본점과 전산센터에 검사인력을 파견해 전산가동 여부도 점검한다. 그러나 노조가 금융당국에 요구한 금산분리 원칙 완화 중단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금융권 점포폐쇄 중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