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출근길 문답을 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사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노동자의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재차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라며 “(사고가 난) 기계에 천을 둘러 놓고 사고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도 다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를 가동해 이를 안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즉각 현장에 가서 조사했고, 안전장치 없는 기계는 가동을 중단시켰다”며 “안전장치가 있는 기계가 가동되는 걸 확인하고 다시 그마저 가동을 중단시키긴 했지만, 그 사이에 일부 기계가 가동된 것을 아마 시민들이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법이나 제도나 이윤이나 다 좋지만, 우리가 그래도 같은 사회를 살아 나가는데 사업주나 노동자나 서로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서로 하면서 우리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 파악을 지시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불의의 사고에 대해 상당히 안타까워했다”며 “사고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다시 경위 파악을 지시한 건 SPL이 참사가 난 당일 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에도 수작업으로 소스를 배합해 샌드위치를 만들었고, 다음날에도 사고가 난 혼합기를 천으로 가려 놓고 그 옆에서 혼합기 2대를 여전히 가동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현재 노동부가 18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고 경찰도 조사하고 있다”며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다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자복지에 관심을 가져온 대통령께서는 돌아가신 분이 청년이고 여성이어서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데서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는 면에서 이번 SPC 사건에서는 그런 것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재차 (경위 파악을 하라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며 “대통령께서 진상 파악과 함께 앞으로 필요한 제도적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을 지시한 만큼 해당 부처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공석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김태규 변호사를 임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냈다.